北 3차 핵실험 ‘저지외교’ 활발…한반도 정세 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0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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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도 반대입장 확고..北은 '내부논리'에 따를 듯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조만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국제사회의 이른바 '저지 외교'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일단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양국(G2)은 3¤4일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제4차 전략경제대화(SED)에서 북핵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룬다.

양국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 이후 추가 행동, 특히 핵실험을 감행할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북한의 최대 혈맹인 중국도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 성명에 동참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의중을 충분히 담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의 확고한 입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 외교·정치·경제적 고립은 심화되고, 더 강력한 제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천명한데서 확인된다.

같은 날 미국 태평양군사령부도 한국의 동맹으로서 미국의 향후 조치와 관련해 "모든 수단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국도 움직임이 긴박하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3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측과 북한 핵문제를 놓고 긴밀한 협의를 진행한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부당국자들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 여부에 대해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미사일 발사 실패와 김정은 체제의 강화 등을 위해 북한의 지도부가 '군사강국'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자체 논리'를 택할 경우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관계 파탄보다는 내부적 요인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지난달 23일)는 등 대남도발을 예고하며 연일 대외 강경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군 관련 현지지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처음으로 고농축우라늄(HEU)를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HEU의 경우 은닉의 수월성과 확산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과거 두차례의 플루토늄 방식의 핵실험에 비해 미국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2일 "북한의 최근 행보는 핵무기와 발사체(미사일)의 개발 완료를 통해 이른바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한편 협상 판 자체를 대형화시키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본다"면서 "비합리적이지만 대외적으로 공언한 사항은 이행하는 북한의 태도로 볼 때 핵실험 강행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두차례 북한의 핵실험 직후 한반도 정세가 한동안 위기감 속에 빠진 것을 감안할 때 3차 핵실험 이후에도 다시 치열한 대치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경우 차기 권력의 향방을 가를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있다는점에서 북핵 파고는 더욱 가파르게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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