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해외 첩보조직 ‘국방비밀국’ 신설… 북한-이란-중국 등 亞 정보수집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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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펜타곤)가 별도의 해외 첩보조직인 국방비밀국(DCS·Defense Clandestine Service)을 설립하고 첩보활동의 중점을 북한 이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옮기기로 했다.

첩보조직을 기존의 ‘전쟁 대응’에서 ‘정보 수집’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취지 아래 신설되는 국방비밀국은 휴민트(HUMINT·인적정보) 수집에 대거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근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실험 위협이 거세지고 있는 북한, 군사력 증강 및 권력이양 과정에 있는 중국 등이 스파이를 통한 첩보수집 대상 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지난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보기관의 첩보활동 재편계획’을 승인하고 의회에 보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23일(현지 시간)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안보지형을 지배해온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 지역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북한 이란 중국 등 정보 수집이 절실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첩보활동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 미 언론에 밝혔다. 국방부의 첩보활동 재편은 마이클 비커스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과 중앙정보국(CIA) 산하 국가비밀활동부(NCS) 책임자가 공동으로 마련해 패네타 장관에게 보고했다.

국방부의 계획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등 테러와의 전쟁을 마무리하고 있는 미국의 대외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그동안에도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소속 정보관(case officer)들은 각국 대사관 내 CIA 지부에서 벗어나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관련 첩보를 수집해왔다. 하지만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내부 조사에 따르면 요원들이 주로 전쟁지역 첩보활동에만 주력하는 바람에 핵확산 금지와 테러 방지 등 글로벌 이슈와 관련된 첩보 수집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고 정보기관 간 정보 공유도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신설되는 국방비밀국은 기존의 국방정보국에서 차출한 수백 명의 정보관들로 구성된다. 국방정보국 인력 15%를 우선 차출한 뒤 수년 안에 수백 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이들은 알카에다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아프리카뿐 아니라 중국과 북한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스파이를 통한 첩보수집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물론이고 CIA 지역국장에게도 직접 정보를 보고토록 해 CIA와의 협력 체계를 갖추기로 했지만 CIA와의 업무충돌도 예상된다.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국방부의 새 계획은 정보요원들의 유기적인 통합을 통해 미국의 정보활동을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미국#국방비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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