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체스서 인간 누른 슈퍼컴, 십자말풀이에선 완패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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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스서 인간 누른 슈퍼컴, 십자말풀이에선 완패

17일 오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메리엇호텔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된 제35회 십자말풀이(Crossword puzzle·가로세로에 주어진 문제로 단어를 맞히는 게임)대회가 열렸다. 참가자 600여 명 가운데는 인간과의 대결을 선언한 컴퓨터 프로그램 ‘닥터 필’도 있었다. 미 공군에 최적항공경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온타임시스템 대표 매슈 긴스버그 박사(56)가 개발한 컴퓨터다. 이전 15개 토너먼트 시범경기에서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이틀간 열린 이번 대회에서 ‘닥터 필’의 성적은 141위.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이었다. 닥퍼 필을 이긴 참가자 140명에게는 ‘난 닥터 필을 이겼다’는 배지가 수여됐다. 닥터 필이 인간의 능력을 극복하지 못한 것은 둘째 날인 18일 열린 마지막 7라운드에서였다. 인간의 경험과 위트를 바탕으로 이른바 ‘한 번 꼬아 낸’ 문제들에 맥을 추지 못했다. 예를 들어 ‘아폴로 11, 12호(180도)’의 질문의 답은 ‘SNOISSIWNOOW(‘MOON MISSIONS’를 180도 회전시킨 단어)였지만 닥터 필은 맞히지 못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타자 습관으로 신원 확인하는 기술’ 美서 개발 중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컴퓨터가 이용자의 자판입력 습관을 인식해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카네기멜런대 등 여러 대학 연구진이 개발 중이며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지원할 예정인 이 기술은 사람들이 자판의 버튼을 누를 때 발생하는 시간적 간격과 방법의 차이, 특정한 리듬 등 개인적인 특성을 인식해 신원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어려운 비밀번호를 만들거나 일정 시기마다 비밀번호를 바꿀 필요가 없게 된다. 컴퓨터 작업 중에도 계속 이용자의 행위를 모니터링해 이용자가 바뀌면 자동으로 작업이 중단된다.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공학과 로이 맥시언 교수는 “감정적 혼란이나 피로, 음주 상태에서도 자판을 이용하는 핵심 리듬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의 이용 습관은 의식적으로 따라 하기 힘들어 이를 이용한 보안체계가 기존의 비밀번호 체계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대 찰스 태퍼트 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이 기술을 실험한 결과 99.5%의 신원 확인 성공률을 기록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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