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행 위기, 리먼 사태 때보다 더 심해질 가능성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7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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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나 유럽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잇따른 호언에도 불구하고 유럽 은행업계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6일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이번 위기가 2008년에 발생했던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해질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금융위기를 통제할) 유럽 차원의 기구를 만들 정치적 여건은 조성됐을지 몰라도 그 기구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금융위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UBS의 필립 핀치 은행담당 투자전략가도 유럽 은행들이 보유한 국채 가치의 급락이 은행간 자금유통 경색과 결과적인 대규모 예금 인출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정치권은 주요 은행의 지급 불능 사태를 막기 위해 수천억 유로를 쓸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유럽중앙은행(ECB)에 이 지역 은행들이 맡긴 자금이 1660억유로에 이른다는 점도 유럽 주요 은행이 리먼 사태 때와 유사한 경색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로스의 발언처럼 암울한 전망이 계속 이어지는 데는 그리스나 아일랜드 뿐 아니라 세계 금융체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독일이나 프랑스로까지 위기가 번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리스 등 남부 유럽 취약 국가들의 채무를 다 합한 것보다 부채 규모가 큰 이탈리아에 대해 채무상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점도 이런 유럽 은행업계에 대한 우려의 원인이다.

미국 투자자금이 유럽에서 빠져나가는 현상도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 자료에 따르면 10대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는 지난 6월 유럽 은행권에 대한 투자 규모를 20% 줄인데 이어 지난 7월에도 9% 더 감소시켰다.

프랑스 당국이 은행주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했지만, 소시에테 제너럴 은행의 주가는 3개월 전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있다.

유럽 국가들이 은행에 대해 증자 등을 통한 자본 재편성을 하려고 나서지 않는 점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브뤼셀 소재 연구기관 유럽정책연구센터(CEPS)의 대니얼 그로스 소장은 "유럽 국가들은 돈이 없고, 돈은 (국채를 사들인) 은행에 있다"며 지금까지 유럽 국가들이은행 자본 재편성에 미온적이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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