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방러 후 귀국길 中 경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5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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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면담 추진 대신 中 찾아

단순경유 가능성 속 中수뇌부 회동 배제 못해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이 25일 오후 네이멍구의 국경도시 만저우리(滿洲里)를 통해 중국으로 진입했다. 김정일 일행을 태운 특별열차가 이날 오후 6시(중국시간) 경 러시아-중국 국경을 건너 만저우리역 방향으로 진입하는 게 목격됐다.

김정일은 전날 오후 러시아 동부의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서 특별열차 편으로 동쪽으로 달려왔다. 이번 방중은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만이다.

작년 5월과 8월에도 방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정일은 불과 1년3개월 사이에 4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것이다. 일단 김정일의 이번 방중은 귀국일정 단축과 더불어 북한과 중국 간에 긴밀한 우의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김정일이 러시아 방문길을 역행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귀국하려 하면 중국을 경유한 노선보다 거리를 1500㎞ 이상 더 가야한다. 이동 시간도 20여 시간더 걸린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길을 이용했을 때 제기되는 경호 우려를 해소할 목적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빈번한 방중을 통해 북중 관계가 여전히 긴밀하고 공조체제가 공고하다는 점을 양국 국민과 주변국에 보여주려는 계산도 중국 경유 노선을 택한 주요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김정일은 일단 하얼빈(哈爾濱) 또는 창춘(長春) 등의 동북3성 주요 도시에서 정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김정일의 이번 방중은 '단순 경유'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그렇지 않고 본격적인 방중 행보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단순 경유 외에 다른 뜻이 없다면 하얼빈에서 북중 접경의 남북단과 중간 지점인 남양과 신의주, 그리고 만포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고 김정일이 중국 지도부와 만나 북러 정상회담을 포함한 러시아 방문 내용 등을 설명하려 한다면 단순 경유와는 다른 동선과 일정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정일이 사실상 '디브리핑(사후설명)'을 하는 형태로 중국 지도부와 만나게되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의 메이저 3인방보다는 급(級)이 낮은 상무위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차례 김정일의 잦은 방중에도 불구하고 후 주석과의 만남이 매번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김정일·후진타오 회동 가능성을 완전히 제쳐놓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정일의 이번 방중을 통해 북중 실무 경제진 간에 라선 자유무역 지대 및 두만강 유역 개발을 포함한 경제협력 방안 등이 협의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김정일이 러시아와 중국을 잇달아 방문해 3국이 공통의 이해를 갖는 두만강 유역 개발에 대한 공동보조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새나오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정일이 귀국길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면담을 추진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중국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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