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보다 초단타 매매가 더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5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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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이 지난주의 세계 증시 혼란을 계기로 또다시 공매도(숏셀링) 금지에 속속 나서고 있으나 초단타 매매(하이 프리퀀시 트레이딩)가 증시 교란 위험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규제가 시급하다고 영국 금융계 거물이 촉구했다고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15일 보도했다.

월가에 버금가는 런던 금융가인 시티를 담당하는 업무를 역임한 바 있는 런던의 대표적 투자 은행가 로드 마이너스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겨냥해 주식을 빌려 미리 파는 것으로 특히 무차입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가 시장을 크게 흔든다는 비판이 제기돼온 점을 상기시키면서 실상 초단타 매매가 더 위험하다고 선데이 텔레그래프에 강조했다.

초단타 매매란 컴퓨터를 통해 미리 정해놓은 조건이 충족되면 빠른 속도로 주문을 수 천 번 반복하는 것으로 거래 속도가 워낙 빨라 시장 등락과 무관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알고리즘 매매에 따라 반복되는 주문이 한 방향으로 몰리면 시장이 급속히 붕괴할 수 있으며 불공정 거래의 소지가 크다는 비판이 크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및 벨기에는 이번 증시 소요를 계기로 잇따라 공매도를 금지하거나 적용 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반면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때 공매도가 주가를 더 떨어뜨리면서 불안만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된 것과 관련해 미국과 영국 등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마이너스는 전 세계 금융 당국이 이처럼 공매도 규제에는 관심을 보이는 반면 정작 문제가 심각한 초단타 매매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증시 소요를 계기로 "문제점을 바로잡을 필요가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단타 매매가 금융시장의 실질적인 기능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을 훼손시킬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따라서 영국 금융청과 재무부가 지금보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월가 은행과 헤지펀드가 초단타 매매에 주로 관심을 보이던 것이 이제는 개별 업체들까지 대거 가세해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월가의 경우 2년 전에 벌써 전체 주식 거래의 최대 70%까지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마이너스가 지난주 영국 당국에 초단타 매매 규제 문제를 질의한 결과 관련 위원회가 재무부 산하에 지난해 11월 구성됐으나 지난달 딱 한 번 만난 것이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보고서도 2012년 가을에나 나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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