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도서 145년 만의 귀환]‘조선 기록문화 정수’ 의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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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장례 등 행사 그림-글로 기록… 대부분 임금 열람용… 유일본 30권도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 297권 가운데 294권이 의궤(儀軌)다. 의궤란 국왕 왕비 세자의 책봉, 혼인이나 장례 절차, 성곽 건설 등 조선 왕실의 각종 행사를 그림 중심으로 꼼꼼하게 기록한 문서를 말한다. 다양한 행사를 세밀하게 기록한 것으로, 이 같은 형식의 문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국내에 있는 의궤 가운데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된 2940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490권이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돌아오는 의궤는 ‘가례도감의궤(嘉禮都監儀軌)’ ‘존숭도감의궤(尊崇都監儀軌)’ ‘장례도감의궤(葬禮都監儀軌)’ ‘천릉천원도감의궤(遷陵遷園都監儀軌)’ ‘친경의궤(親耕儀軌)’ ‘영정도감의궤(影幀都監儀軌)’ 등 191종 296권. ‘휘경원원소도감의궤’는 1993년 이미 대여 형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바 있다.

외규장각 의궤는 대부분 고급스러운 어람용(御覽用)인 데다 유일본도 30권이나 포함돼 그 가치가 더욱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어람용은 종이도 고급지를 사용한 데다 표지도 고운 녹색 비단으로 입히고 놋쇠 물림으로 장정을 한 것으로 일반 의궤와는 품격과 가치에서 차이가 크다. 이들 의궤는 대부분 조선 후기 것으로, 당시의 정치사회상이나 왕실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에 돌아온 의궤를 국보나 보물로는 지정할 수 없다. 외국에 소유권이 있는 문화재는 국가 문화재로 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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