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쇼크’ 油價 급등]내주 유가경보 ‘관심→주의’ 격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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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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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아파트 조명 소등…상업용 옥외광고물도 제한
원유수입 85%가 두바이油… 항공-해운업 등 비상체제로

‘올 것이 왔다.’

계속되는 중동 지역 소요사태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22일, 정부와 산업계는 본격적인 고유가 시대에 대비한 대책을 검토하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고유가로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 추가 인상을 고려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 고유가 쇼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유가 정책을 담당하는 지식경제부는 이날 유가 경보단계를 현재의 ‘관심’에서 ‘주의’로 한 등급 상향조정하는 안을 검토했다. 유가 경보단계는 유가 상승 추이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뉘는데 주의는 두바이유 가격이 5일 이상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때 발동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비하는 원유의 대부분은 두바이유인 만큼 100달러 초과 상황이 계속되면 무역수지 적자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르면 다음 주 위기 단계를 주의로 격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의 단계가 발동되면 공공기관이나 아파트의 경관 조명을 강제로 끄도록 조치할 수 있다. 또 유흥업소의 네온사인이나 대형 광고판 등 상업용 옥외광고물의 조명도 제한을 받게 된다.

고유가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은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항공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 대한항공은 연간 347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107억 원의 추가비용이 든다. 이미 업계는 유가를 절감하기 위해 기내 수하물을 줄이고, 엔진을 깨끗이 세척하고, 기름값이 쌀 때 대량으로 비축해 두는 등의 방안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로는 기름값 상승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지난달 유류할증료를 인상한 데 이어 3월경 추가로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올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항공요금 인상은 해외여행 경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관광업계도 유가 상승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해운업은 상대적으로 싼 벙커C유를 쓰기 때문에 항공사에 비해서는 타격이 덜하지만 소비량이 워낙 많아 고유가가 지속되면 운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해운 운임이 오르면 배로 운반하는 국제 원자재, 곡물 가격도 따라 오르기 때문에 제조업 전반에 원가 부담이 커지게 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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