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이집트]‘수출 피해’ 우려가 현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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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 연락두절-운송거부에 대금 지연도… 교민-관광객 1300명중 900여명 빠져나와

이집트 반정부 시위로 우리 기업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우리나라의 대(對)이집트 수출 가운데 85%를 차지하는 기업 55곳을 긴급 조사한 결과 35개 회사가 다양한 형태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이집트에 산업용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A사는 이달 중순 이집트에 도착할 500만 달러(약 55억8000만 원)어치의 물품을 배로 운송 중인데 현지 바이어와 연락이 두절됐다. 의약품을 수출하는 B사는 항공회사가 운송을 거부해 피해를 보고 있다.

이집트 내 운송이 마비돼 항구 체류 비용이 늘어나고, 선적 서류 등이 현지 은행에 전달되지 못하는 바람에 대금 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기업의 자금 회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 현지 주재원이나 바이어와 연락이 되지 않아 정확한 피해 예측조차 못하는 기업도 있다.

KOTRA는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동-북아프리카 비상상황반’을 가동한다고 5일 밝혔다. 비상상황반은 중동 아프리카 지역 14개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로부터 매일 현지 정보를 수집해 알려준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02-3460-7211, 7217)로 문의할 수 있다.

한편 이집트 현지에 있던 우리 교민과 관광객은 대부분 이집트를 빠져나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5일 “지금까지 이집트 교민 1000명과 관광객 300명 중 약 900명이 현지를 떠났으며 남아 있는 400여 명은 대부분 현지에서 상점을 운영하거나 한국에 연고가 없는 교민들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집트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 근로자들도 모두 현지를 빠져나왔다.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GS건설 근로자 8명과 두산중공업 근로자 5명은 지난달 30, 31일 이탈리아와 터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각각 대피했다.

대한항공은 카이로행 노선 운항을 일주일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빠져나올 우리 국민은 대부분 현지를 떠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7, 9, 12일 인천∼타슈켄트∼카이로 노선에서 타슈켄트∼카이로 구간 운항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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