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준금리 0.25%P 전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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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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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10개월만에… 위안화 절상 용인 신호인듯

중국이 2007년 12월 이후 34개월 만에 처음으로 19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자산시장 과열을 막는 한편 점진적인 위안화 환율 절상을 용인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20일부터 1년 만기 예금금리를 2.25%에서 2.50%로,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31%에서 5.56%로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금과 대출금리가 내일부터 0.25%포인트 인상된다.

런민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4차례 금리를 낮췄으며 작년에는 금리를 변동하지 않았다. 또 올해 들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수차례 인상했다.

▼ 中, 환율전쟁 ‘유화카드’… 한국 원화절상 압력도 커져 ▼

지난주에도 대형 국영은행 6곳에 대해 지급준비율을 다시 올렸다. 따라서 중국 금융가에서는 당분간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해 왔다.

현재 지급준비율은 은행별로 낮게는 15%이고 영향력이 큰 대형은행 중심으로는 17.5%다.

기준금리 인상은 1차적으로 중국의 경기 과열을 막는 국내용으로 분석된다. 베이징(北京)대 경제학원 금융학과 핑커(憑科) 부교수는 반관영 중국신문망에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의 버블을 제어하기 위한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경기과열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사회에 유화 자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전문지 차이징(財經) 예탄(협檀) 평론위원은 “대부분의 나라가 기준금리를 낮게 가지고 가는 상황에서 중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것은 대담한 행동”이라며 “위안화 환율 절상 압력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해외에서 자금이 들어오게 돼 중국의 위안화는 절상 압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기준금리 인상은 환율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며 “최근 환율 전쟁으로 위안화 절상 압력이 높아지자 중국이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으로선 자산시장의 버블을 냉각시키는 실익을 챙기면서도 국제사회에 명분도 내세울 수 있는 절묘한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통상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위안화 절상은 물론 한국의 원화에 대한 절상 압력으로도 작용해왔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은 “과거 사례들을 볼 때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원화 동반 절상으로 이어지는 소재가 됐다”며 “중국 경제의 조정 압력이 본격화되면 한국 경제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상을 통한 중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유화 제스처는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과 관련한 합의안이 나올 가능성을 높여주는 측면이 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놓고 날선 대립을 해왔다. 한국 정부는 양측을 중재하며 서울 G20 정상회의가 환율 전쟁터로 변하지 않도록 사전조율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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