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오바마 효과’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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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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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車 시장 공략 청신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LG화학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미국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자 LG는 ‘오바마 효과’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LG 측은 우선 LG그룹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나 호감도가 급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LG 이미지는 LG전자를 통해 구축된 것으로 친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첨단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2차전지 분야는 첨단 기술력의 승부처”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기술의 LG’ 이미지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또 ‘미국 대통령도 인정한 기업’이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발판을 얻게 된 것. LG화학은 미국 자동차 회사 ‘빅3’ 중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두 회사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데다 미 대통령까지 초빙함으로써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굳힐 수 있게 됐다.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해 전기차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올 하반기에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납품업체를 3곳 정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의 이 같은 성공 배경에는 구 회장 특유의 ‘뚝심 경영’이 있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2차전지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구 회장은 10년 가까운 연구개발(R&D) 투자 끝에 1999년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적자가 계속 늘어나자 2001년 주요 계열사 사장들로부터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지적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오히려 사업을 독려했다. 2000억 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2006년에도 그룹 내에서 “안 되는 건 역시 안 된다”는 말들이 돌았지만 구 회장은 “우리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며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2007년이 돼서야 조금씩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구 회장은 올해 2월 임원 승진자 교육에서 “20여 년 전 시작한 2차전지 사업을 중도에 포기하려 했었지만 결국 끝까지 도전했고,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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