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성숙기에 진입 초고속성장 막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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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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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뉴스위크 ‘세계의 공장’ 中성장률 둔화 잇단 분석

2014년부터 노동인구 감소
인프라 투자-수출 한계 봉착

내수시장이 성장률 지탱
6~7%대 연착륙 이룰 듯

개혁개방 이후 10% 안팎의 초고속 성장을 계속해온 중국이 드디어 이 같은 성장률에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4년을 기점으로 노동인구가 줄기 시작하는 데다 최근 들어 수출 드라이브와 투자를 통한 성장률 끌어올리기도 한계에 부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국의 성장세 변화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남미와 아프리카 등 후진국 경제에도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보도했다.

○ “중국의 성장속도, 영원할 수 없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조짐은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그동안 줄기차게 증가하던 중국의 노동인구가 2014년 9억9332만 명을 정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말부터 실시해온 산아제한 정책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인구 과잉과 이에 따른 저임금에 의존해온 중국에서 노동인구의 감소는 임금과 제품가격의 빠른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미 중국의 노동임금은 베트남이나 파키스탄의 3배에 이른다. 이 신문은 “중국의 경제활동인구가 앞으로 30년 뒤인 2040년대엔 8억 명까지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프라 투자를 통한 성장률 끌어올리기도 이제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만 해도 매년 7000∼8000km의 고속도로를 건설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5000km 이내로 줄일 계획이다. 철도 건설 예산도 역시 올해를 정점으로 줄인다.

그동안 고용과 성장률 향상을 위해 묵인해온 부동산 과열에도 칼을 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대출 제한 등 강력한 규제정책을 도입하면서 지난달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부동산 값은 전월보다 0.1% 떨어졌다.

수출도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44% 급증했지만 증가세가 하반기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향후 미국의 공세로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거나 미국 유럽 등 세계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수출이 지탱하는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빨리 충격에 빠질 수도 있다.

뉴스위크는 지난달 ‘중국 이후의 세계(The Post-China World)’라는 커버스토리 기사에서 “호황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1970년대 중반 일본도 1인당 국민소득이 현재 중국과 같은 4000달러에 이른 뒤엔 투자 감소로 성장률이 9%에서 5%대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가 이제는 초고속 성장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린이푸(林毅夫) 세계은행 부총재는 “어느 나라도 초고속 성장을 계속할 수는 없다”며 “세계은행 분석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2010∼2015년엔 8.4%, 2016∼2020년엔 7% 안팎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급격 둔화 땐 세계경제 큰 충격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는 세계경제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브라질이나 호주 등 중국에 각종 지하자원을 수출해 재미를 보던 국가는 수출이 줄면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성장엔진이 시들기 시작하면 전 세계 원유 수요도 급감해 유가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재정이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 경제권은 값싼 물건을 공급하는 생산기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AFP통신은 “중국 내 다국적 기업이 고임금을 견디지 못하고 연안에서 중국 서부 등지로 하나둘씩 공장을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성장을 미끼로 체제를 유지해온 중국 공산당도 사회불안이라는 악재를 만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급속히 팽창하는 중국의 내수시장이 성장 둔화를 어느 정도 상쇄해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뉴스위크는 “그래도 중국의 미래에 대해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이 많다”고 소개하면서 “성장률이 6∼7%로 부드럽게 안정된다면 대격변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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