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패권시대 갔다… 中, 21세기 1등국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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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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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베스트셀러 ‘중국의 꿈’ 저자 류밍푸 국방대 교수
“서로 피해주는 권투형 아닌 육상경기형 경쟁 될 것”

“중국과 미국 간의 주도권 경쟁은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육상 경기형’으로 결국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승리 국가’가 될 것입니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중국의 꿈(中國夢)’을 출간한 류밍푸(劉明福·59·사진) 국방대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을 추월하고 ‘1등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서와 중국 언론에 소개된 그의 견해를 문답으로 정리한다.

류 교수는 먼저 “지금까지 세계질서는 미국이 말하면 모두 ‘예스’밖에 말하지 못하는 시대였으나 이제 그런 미국 패권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엔 미국에 이어 중국이 ‘1등 국가’ ‘우승 국가’가 될 능력과 자신이 있다”며 “미국만이 1등 국가가 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미 주도권 경쟁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미국이 주도권을 잡던 때와는 다른 방식의 경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과거 경쟁은 둘 중에 한 명은 죽어야 하는 ‘검투사형’이나 상대방에게 더 많은 타격을 가하는 국가가 승리하는 ‘권투형’이었다. 하지만 이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우승’과 ‘준우승’이 있는, 승부는 나지만 서로에게 피해가 안 가는 ‘육상 경기’형이 미중 간에 진행될 것이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1997년)이나 ‘중국은 기분 나쁘다’(2009년) 등이 출간됐지만 왜 중국이 미국에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고, 어떻게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뭐에 근거한 것인가.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004년 이탈리아를 제치고 6위가 된 후 프랑스 영국 독일을 제치고 올해는 일본 추월을 앞두고 있다. 2위로 달리고 있는 사람이 선두를 추월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또 과거 세계 주도국은 땅을 식민지화하는 영국이나 네덜란드 같은 ‘식민형’이나 미국처럼 자신의 의지를 타국에 강요하는 ‘패권형’이었던 데 반해 중국은 그런 ‘원죄’가 없고 앞으로 타국과의 협의 아래 세계를 이끌어가는 지도국가인 ‘인도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림)’하라고 권고한 시간이 지났는가.

“도광양회를 내세워 영원히 2등만 하라고 악용하는 사람이 있다. 능력과 자신감이 있는 국가가 우승 국가가 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도광양회는 어떤 목표가 아니고 마음가짐이다.”

―중국이 주도국이 되려면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더 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금융위기, 테러리즘, 아프가니스탄전쟁, 지구 온난화 등 많은 문제가 미국의 책임에 의한 것이다. 원인을 제공한 국가가 따로 있는데 엉뚱하게 중국에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 미국의 논리다.”

‘중국의 꿈’은 초판 5만 부가 다 팔리고 홍콩에서는 3주째 베스트셀러다. 중국외교학원의 필독서로도 채택됐다. 류 교수는 문혁 시기를 거치면서 대학을 다니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학문을 쌓았고, 1969년 군에 들어가 장교로 복무한 후 1998년부터 국방대 교수를 맡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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