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국채 매각’ 3국 3색 반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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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도 손해” 中 “위험 회피” 日 “항의 표시”

중국이 미국의 국채보유 규모를 줄여 지난해 말 ‘미 국채 보유 1위’ 자리를 15개월 만에 다시 일본에 내준 것과 관련해 미국 일본 중국에서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등 미국과 중국 간에 갈등요소들이 잇달아 터져 나오는 미묘한 시기에 미 국채 보유현황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이 지난해 11월과 12월 2개월 연속 미국 국채보유 규모를 줄인 것은 미국에 대한 무언의 항의 표시라고 16일 분석했다. 미국이 지난해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덤핑이나 정부 보조가 있었는지 조사하거나 실제로 반덤핑 관세를 물리기도 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라는 것.

교도통신은 중국이 지속적으로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줄여나가면 앞으로도 많은 양의 국채 발행으로 재정적자를 메우려는 미국 정부에 타격을 주고, 국채 이자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미 국채 보유를 줄이면 미국도 타격을 입지만 미 달러가치도 떨어져 2조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 중 상당 부분을 달러 자산으로 가진 중국도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는 나아가 중국의 조치는 미국과 무역전쟁을 초래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기 어렵지만 미국은 중국 이외에도 물건을 수입할 국가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은 ‘경제무기’ 외에도 많은 분야에서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반관영 중국신문망 등은 “위험 회피 차원에서 미 국채 보유를 줄이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중국경제평가중심 류위후이(劉煜輝) 주임은 “최근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유로화 가치가 떨어져 미국 달러가치가 반등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 달러가치는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미 국채 규모를 줄이는 것은 시장요소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연구소 금융시장실 차오훙후이(曹紅輝) 주임은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국채 발행을 오히려 늘리고 재정적자도 늘어 화폐가치 하락은 필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채권 규모를 줄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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