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아프간 미군 정보 무장세력이 정기적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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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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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목표물’ 영상자료 가로채

미군의 무인항공기 ‘프레데터’가 공개되지 않은 지점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이 무인항공기의 영상자료를 해킹한 사실이 밝혀져 미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 출처 미국 공군
미군의 무인항공기 ‘프레데터’가 공개되지 않은 지점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이 무인항공기의 영상자료를 해킹한 사실이 밝혀져 미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 출처 미국 공군
목표물을 찾아내 공격하는 미군의 최첨단 장비인 무인항공기가 수집한 영상자료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내 무장세력이 정기적으로 해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이라크와 아프간 무장세력이 미군 무인비행기 ‘프레데터’가 탐지해 보내는 영상자료를 인터넷에서 2.95달러에 구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가로채 왔다고 보도했다. 무인항공기의 영상자료가 무장세력의 손에 들어가면 미군이 어떤 건물과 시설을 공격목표로 삼고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게 된다.

이 신문은 이라크의 시아파 무장세력이 ‘스카이그래버’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무인항공기 영상자료를 가로채 왔다며 “이러한 가로채기는 최소한 1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폭로했다. 한 안보 관계자는 “이라크뿐만 아니라 아프간에서도 무인항공기 영상자료가 무장세력에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발견됐다”면서도 어느 세력에 의해, 몇 번이나 해킹당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AP통신은 미군이 10여 년 전부터 무인항공기의 영상자료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나 적대세력이 이를 이용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미군 측은 이에 대해 “무장세력이 가로챈 영상자료를 볼 수는 있으나 무인항공기로부터 나오는 전자신호를 방해하거나 무인항공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정보담당부서에 문제점을 찾아내 해킹에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이라크, 아프간, 파키스탄에서 보내오는 무인항공기 영상자료를 암호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그러나 무인항공기 수가 600여 대에 이르고 관련 지상시설이 수천 곳이나 돼 암호능력 강화 작업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위협을 받는 지역부터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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