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한옥-족보에 반했던 레비스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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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1981년 10월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초청으로 방한해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있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운데). 사진 제공 한길사
1981년 10월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초청으로 방한해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있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운데). 사진 제공 한길사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1981년 10월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초청으로 3주간 한국을 방문한 인연이 있다. 부인과 함께 한국을 찾은 그는 연구원에서 5일간 자신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세미나를 가졌고 이어 경북 경주와 안동, 경남 양산 통도사를 돌며 한국문화를 답사했다.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서애 유성룡의 고택 충효당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도 했다.

당시 그는 “한국처럼 전통적 생활양식이 그대로 지속되며 옛것이 많이 남아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일입니다. 특히 옛날 한옥을 보았을 때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15, 16대 조상의 족보를 보존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번역된 그의 저서는 ‘슬픈 열대’, ‘야생의 사고’, ‘신화학’1·2, ‘보다 듣다 읽다’ 등 8권. 1996년에 소개된 그의 대표작 ‘슬픈 열대’는 지금까지 16쇄를 찍으며 약 2만5000부가 팔린 스테디셀러다.

국내에서 그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류한 학자로는 임봉길 강원대 명예교수가 있다. 레비스트로스와 함께 공부한 조르주 콩도미나스 교수에게서 인류학을 배운 임 교수는 ‘신화학’ 1·2에 이어 현재 3·4권을 번역 중이다. 임 교수는 “4년 전 신화학 번역본을 그에게 보냈더니 ‘표지 디자인이 좋다. 한글도 아름답다’는 답장을 보내왔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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