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가실 분, IC칩 카드 챙겼나요

  • 입력 2009년 7월 7일 23시 05분


지난달 유럽으로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온 회사원 이모(35) 씨는 신용카드 때문에 낭패를 봤다. 국내에서 아무 문제가 없던 카드가 현지에선 결제가 안 됐다. 그는 "갖고 있던 현금을 털어 호텔요금을 냈다"며 "귀국해서 알아보니 유럽에서는 직접회로(IC)칩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허탈해했다.

환전하는 번거로움이 없는데다 휴대가 간편한 점 때문에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카드를 이용할 때와 다른 점도 있으니 주의할 것.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외국에서 안전하게 카드 쓰는 요령을 미리 알아두자.

●출국 전에 챙겨둘 것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IC칩 카드를 챙겨가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 동남아 지역은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띠를 단말기에 긁은 뒤 사인으로 결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유럽은 IC칩 카드를 전용 단말기에 꽂아 핀 코드를 입력하는 결제 시스템이 보편화됐다. 이 때문에 IC칩 카드가 아니면 결제가 안 되는 가맹점이 많다.

최근 국내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는 대부분 카드 앞면에 정사각형 모양의 IC칩이 내장돼 있다. 하지만 오래 전 발급받은 카드는 IC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럽 여행을 계획했다면 IC칩 겸용카드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 여권과 카드 앞면에 적힌 영문 이름의 스펠링이 같은지도 미리 살펴둬야 한다. 스펠링이 다르면 신분 확인이 안 된다는 이유로 카드 결제를 거부당할 수도 있다.

●결제할 때는

해외에서 카드를 쓸 때는 원화가 아닌 현지통화로 결제해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부 해외 가맹점에서는 원화로 환산된 금액으로 카드 결제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결제하면 환율 정산 절차가 늘어나 소비자가 환전 수수료를 더 내야 하고 환차손의 위험까지 떠안아야 한다. 따라서 카드 결제 때 꼭 현지통화로 표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또 소비자에게 청구되는 결제금액은 카드 사용 당일이 아니라 국내 카드사가 비자, 마스터 등 국제 카드사로부터 거래내역을 접수한 날의 환율로 계산된다. 통상 카드를 긁은 날로부터 3~7일 후다. 따라서 환율이 하락세(원화가치 상승세)라면 현금보다는 카드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호텔이나 렌터카 등을 미리 예약한 경우 취소하지 않고 이용하지 않거나 정해진 시간을 넘기고 취소하면 예약 시 알려준 카드 번호로 벌금(NO-show penalty)이 청구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분실 도난 위조에 대처하는 법

해외에서 카드를 잃어버렸거나 도난당했다면 국내 카드사에 바로 신고한 뒤 비자, 마스터카드 등 국제 카드사가 운영하는 현지 '긴급서비스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체류 국가에서 2일 내에 긴급 대체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고, 현금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긴급 대체카드는 임시 카드이기 때문에 귀국한 뒤에는 반납하고 정상카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해외에서 카드가 복제돼 위·변조 매출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해외매출 중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국내에서 카드를 쓸 때 해외 사용을 중지하고, 해외여행을 할 때 이를 해제하는 식이다. 카드사에 연락해 이 서비스 등록하면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해도 승인이 되지 않아 카드 부정사용을 피할 수 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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