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밟고라도…’ 매케인, 마지막 승부수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2시 57분


13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윌밍턴에 있는 케이프피어 커뮤니티칼리지 외곽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왼쪽 그림)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들이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13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윌밍턴에 있는 케이프피어 커뮤니티칼리지 외곽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왼쪽 그림)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들이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앞으로의 4년을 지난 8년처럼 보낼순 없다”

1984년 이후 10월 여론조사 앞선 후보가 모두 당선

미국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역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완전한 단절과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금융위기 해법 차별화를 통한 ‘진정한 변화’의 메시지.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에서 바람몰이를 시도해 스윙스테이트(경합주)까지 흔들겠다는 전략도 매케인 캠프의 비장의 카드 중 하나다.

○ 오바마 공격도 날카로워져

매케인 후보는 13일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비치 유세에서 “우리는 앞으로의 4년을 지난 8년처럼 운에 맡긴 채 보낼 수는 없다”며 “이미 늦은 감이 있고 상황은 악화되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 방향을 바꿔 싸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집권 8년을 사실상 ‘잃어버린 시간’으로 규정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와의 결별을 의미한 것이다. AP통신도 “지금까지 매케인 후보가 했던 연설 중 가장 격렬한 반(反)부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점잖던 오바마 후보에 대한 공격도 날카로워졌다.

매케인 후보는 이날 오바마 후보를 1920년대 증권시장의 붕괴로 대공황을 초래한 허버트 후버 대통령에 비유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운 상태에서 세금을 올리고 자유무역에 반대한 마지막 대통령은 후버였다”며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고 오바마 후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 10월 여론조사와 대선 상관관계

1984년 대선 이후 10월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11월 대선의 최종결과를 비교해 본 결과 예외 없이 10월 여론조사에서 앞선 후보가 최종 당선된 것으로 밝혀졌다.

2000년 대선의 경우 CNN이 10월 4, 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부시 공화당 후보가 47%의 지지율로 45%의 지지율에 그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최종 투표결과 대의원 수에서 277 대 266으로 앞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04년 대선 때는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10월 9, 1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을 49% 대 48%로 앞섰지만 14∼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시 8%포인트 차로 뒤지면서 역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1984년부터 실시된 4차례의 대선은 워낙 지지율 격차가 컸던 선거여서 열세 후보가 역전시키는 일은 없었다. 1992년과 1996년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 후보를 13∼16%포인트 앞섰으며 최종 대선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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