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후 중국 어디로]<2>향후 경기 오르막? 내리막?

  • 입력 2008년 8월 26일 02시 56분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점원이 12일 베이징의 한 가게 입구에 서서 손님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6.3% 상승하는 등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연평균 상승률인 4.6%보다는 여전히 높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점원이 12일 베이징의 한 가게 입구에 서서 손님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6.3% 상승하는 등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연평균 상승률인 4.6%보다는 여전히 높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中 경제 잠재력 더 커져” vs “올림픽 증후군 못 피할것”

성장 하락세 - 주가 급락 - 핫머니 이탈 등 곳곳 악재

“하반기 경기 부양책 내놓을것” 전망속 세계가 촉각

“GDP에 비하면 미미한 투자… 급변 없을것” 분석도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끝나고 중국 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중국 경제의 향방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전 올림픽 개최국들처럼 중국도 올림픽이 끝난 뒤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이른바 ‘올림픽 증후군’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베이징의 경제 규모가 중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세계 3위 경제 규모인 중국의 진로(進路)는 고유가와 미국 경기 침체가 세계 경제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는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곳곳에서 켜지는 빨간 신호등

올림픽이 폐막되고 첫날인 25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0.34% 오른 2,413.37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증시 안팎에서는 “올림픽 피로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증시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증시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지난 11개월 동안 ‘하락 장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10월 16일 6,124로 최고점에 이른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6월 12일 3,000 이하로 떨어진 후 최근 2,400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셈이다.

또 경제성장률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성장세를 보인 중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7∼9월)를 분기점으로 하락세다. 올 2분기(4∼6월) 성장률은 10.2%로 4개 분기 연속 내림세다.

물가도 심상찮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월부터 상승세가 꺾여 주춤하고 있지만 올해 목표치이자 지난해 연평균 상승률인 4.6%보다는 월등히 높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7월 10.0%로 두 자릿수를 넘으면서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PPI 상승은 장기적으로 중국산 제품 가격을 끌어올려 세계에 인플레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PI가 높아져도 에너지 통신 교통 요금 등에 정부의 가격통제가 이뤄져 CPI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지만 장기화되면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

올해 7월까지 중국의 무역흑자는 1237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6%나 줄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7월 16일 달러당 6.8128위안까지 올라간 뒤 내림세다. 위안화 가치가 10여 일 내림세를 타기는 2005년 7월 위안화가 변동 환율제를 채택한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 가치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중국이 보유한 1조8000억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 중 상당액이 핫머니로 추정되고 있다.

고유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도 가중돼 상반기에만 6만7000개가 파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최근 중소기업에 대출 한도 확대를 주문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한 중국의 31개 성시 자치구 중 14개 성에서 제한 송전을 할 정도로 전력공급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경제 압박 요인이다.

○올림픽 개최국에서 나타난 침체증후군

올림픽 증후군이란 시설 건설 등 올림픽 관련 직간접 투자로 호황을 누리다 폐막 이후 투자가 줄면서 오는 경기 침체를 말한다.

서울은 경제성장률이 올림픽 전해인 1987년 11.1%에서 1988년 10.6%로 낮아진 뒤 1989년에는 6.7%로 떨어졌다. 일본 도쿄(東京)도 1963년 10.5%에서 올림픽 개최 연도인 1964년 13.1%까지 올랐으나 다음 해 5.2%로 곤두박질쳤다.

시드니 몬트리올 아테네 등도 올림픽효과는커녕 ‘올림픽 빚’을 갚느라 고생을 해야 했다.

중국 국가정보중심 가오후이칭(高輝淸) 발전전략처 처장은 “올림픽 후 중국 경제가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이지만 하락이 완만할지 급격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올림픽 이후 경기 침체를 겪는 ‘밸리 효과(valley effect)’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올림픽 증후군 이번엔 없을 것”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왕이밍(王一鳴) 부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2001년 7월 13일 올림픽 유치 이후 중국 경제는 7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며 ‘올림픽 후 쇠퇴 증후군’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관련 투자는 중국 전체로 보면 큰 규모가 아니며 올림픽이 중국 경제에 어떤 분수령이 되거나 성장 잠재력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높은 저축률, 건설투자 규모 증대, 국내 시장 잠재력 증대, 노동력 등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중국 요인들이 베이징 올림픽 후 급격히 변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JP모간체이스의 리징(李晶) 중국 시장부 이사는 “베이징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 인구는 1%로 올림픽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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