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중산층, 새로운 현실에 적응 고민”

  • 입력 2008년 5월 28일 20시 04분


"인류여, 파티는 끝났다."

지구촌이 만성적인 재화 부족과 고(高)물가가 겹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8일 "갑자기 모든 곳에서 거품이 터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직면한 각국 국민들의 현실을 전했다. 주택, 여행, 자동차, 학비 등 모든 분야의 소비에서 거품이 꺼지면서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응하려는 전 세계의 몸부림이 한창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식량 가격이 30% 올라 1845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유가는 이미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재정난에 부닥친 정부가 세금을 인상하고 기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삶의 질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디젤 가격이 폭등하는 '디젤 대란'이 이어지면서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 현재 디젤가격은 갤런(3.78L)당 4.5달러를 넘어 휘발유보다도 1달러 가까이 비싸다. 이는 공산품 제조비와 물류비 인상으로 이어져 물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들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깊이 갈 것이라고 본다. 가격 상승의 주범인 수급 불균형이 경제 구조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장기 현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 정치전문 월간지 포린폴리시는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에너지와 식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전력 수요는 25년 안에 5배나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만성적인 재화의 공급 부족은 부국과 빈국을 가리지 않고 '고(高)물가의 시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BBC방송을 비롯한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언론 기고에서 "모든 국가들은 미래까지 이어질 이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건스탠리의 호아킴 펠스 수석 연구원은 "현재의 불안은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0년대와 비슷하다"며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오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길고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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