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봄’ 다시 온다?

  • 입력 2008년 3월 4일 02시 59분


주가 사상 최저점… 中 러 투자자들 기웃

엔 강세 지속… 수출 악화 등 악재 여전

전문가들 “분산투자 차원 접근 바람직”

“현재 일본 증시는 역사상 최저점에 있어 투자 매력이 크다.”

“가격은 싸지만 일본의 경제성장 전망이 좋지 않아 매력은 크지 않다.”

올해 일본 증시를 놓고 이처럼 상반된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최근 도쿄, 오사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일본 기업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일본 주식 직접거래서비스를 선보였다. 최근 일본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엇갈린 일본 증시에 대한 전망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거나 투자해 놓고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 긍정, 부정적 시각 엇갈려

일본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 근거로 약 13배 수준까지 떨어진 일본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꼽는다.

일본의 3대 증권사 중 하나인 닛코코디알증권의 오니시 후미카즈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달 중순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1∼3월)가 일본 증시의 저점으로 2분기(4∼6월) 이후 회복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엔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상승궤도로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대대적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일본 증시에 봄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침체 불안감과 일본의 경기둔화 신호로 일본 증시가 빠른 시일 내에 반등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우리투자증권 김미혜 투자전략가는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일본 수출품의 가격이 비싸져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출이 약화될 것”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5월 발표했던 2.1%에서 올해 초 1.5%로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정승재 연구원은 “일본의 국가별 수출 비중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기업 이익은 늘고 있지만 근로자들의 임금은 줄면서 내수로 연결되지 않고 있으며, 주택경기도 침체되는 등 전반적인 경기둔화 움직임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 신흥국에 비해 변동 적어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50개 일본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93%로 중국(―13.91%), 인도(―14.77%)보다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6개월, 1년 수익률은 중국과 인도에 비해 좋지 않다.

이런 점 때문에 일본을 적극적인 투자 대상으로 삼기보다 신흥국에 비해 변동이 적은 점을 고려해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금융 전문가들이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선진시장인 일본 증시는 반등할 때에도 신흥시장 국가와 달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싸다고 무조건 투자하는 건 위험할 수 있으며 하반기(7∼12월)까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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