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20년’ 동유럽을 가다]<5·끝>동유럽 후진국 실패 교훈

  • 입력 2008년 1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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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약 꿈꾼다 체제 전환 이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는 라트비아 수도 리가 시민들의 표정에는 활기가 느껴진다. 개방 초기의 과감한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을 거친 체제 전환의 ‘모범생’들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리가=정위용  특파원
새로운 도약 꿈꾼다 체제 전환 이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는 라트비아 수도 리가 시민들의 표정에는 활기가 느껴진다. 개방 초기의 과감한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을 거친 체제 전환의 ‘모범생’들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리가=정위용 특파원
침체 돌파구 찾아라 체제 전환 이후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시내 중심가의 출근길 모습. 여전히 민영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불가리아는 경제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소피아=정위용  특파원
침체 돌파구 찾아라 체제 전환 이후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시내 중심가의 출근길 모습. 여전히 민영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불가리아는 경제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소피아=정위용 특파원
권력자 부패-분배 중시한 포퓰리즘에 성장 ‘발목’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북쪽의 일리얀치 공단 진입로.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동전 한 푼만 보태 달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주민 이반 비고르 씨는 “공산주의가 무너지던 1989년 당시 걸인들은 거의 집시들이었지만 요즘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보통 시민들도 구걸을 한다”고 말했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 서북쪽으로 85km 떨어진 공단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는 살기 힘들다. 외국 자본들이 투기하러 왔지 우리를 배불려 주려고 온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웃 국가인 헝가리 체코 에스토니아가 눈부신 성장 가도를 달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는 침체의 긴 동면에서 좀처럼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동유럽 국가들의 개혁에서 성패를 가른 요인은 개방 초기의 과감한 개혁, 산업 구조조정,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꼽았다.》

▽과감한 민영화 충격이 약=루마니아 회사 약 200개의 지분을 사들인 서유럽 자본 SIF펀드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 이 중 순이익을 내는 기업은 10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거나 부도 직전에 몰렸다. 반면 인구가 루마니아의 15분의 1인 에스토니아는 지금까지 200여 개의 알짜 중소기업을 키워냈다.

라트비아 금융전문가인 카스파르스 카울링슈 씨는 “공산주의가 무너진 뒤의 민영화 정책은 공산 시대를 청산하는 ‘빅뱅’으로 각국의 10년 뒤 미래를 결정지었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는 1991년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국영기업에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자본을 투입해 수출 기업 육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폴란드도 민영화 과정에서 공산주의 원리를 모두 버리는 충격요법을 써 1990년대 중반 연평균 6% 이상 성장했다.

반면 동유럽 후진국들은 지금껏 민영화를 끝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민영화의 원칙도 시장의 논리보다는 권력자들 간 나눠 먹기에 따랐다.

불가리아 철강회사에 다니는 루멘 란겔로프(53) 씨는 “1990년부터 1995년 사이 공산당 후신인 사회당과 민주동맹이 권력을 번갈아 잡으며 국영기업 지분을 빼먹는 동안 유망한 섬유 식품 회사들까지 줄줄이 파산했다”고 말했다.

嶽參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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