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원자력 발전)’의 귀환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2시 59분


코멘트
세계 원자력 발전소 분포
비 유럽유럽
캐나다 18기영국 19기
미국 104기독일 17기
멕시코 2기스위스 5기
브라질 2기스페인 8기
아르헨티나 2기슬로베니아 1기
러시아 31기체코 2기
파키스탄 2기프랑스 59기
인도 2기벨기에 7기
남아공 2기네덜란드 1기
중국 2기스웨덴 10기
일본 55기핀란드 4기
한국 20기우크라이나 15기

석유 가격 상승과 지구온난화 우려로 원자력이 다시 각광받는 ‘아톰 러시(atom rush)’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프랑스 원자력회사 아레바는 지난달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중국으로부터 원자력발전소 2기의 건설을 수주했다.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 에너지 확보를 위해 지난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에도 원자력발전소 4기의 건설을 맡겼다. 아레바에는 2기의 건설을 맡기면서 그 대신 20년 동안 우라늄을 공급할 권리를 부여했다. 중국은 러시아와도 원자력발전소 2기의 건설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아레바는 핀란드에 최초의 3세대 원자로를 짓고 있다. ERP로 불리는 이 원자로는 사고 시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원자로가 스스로 정지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웨스팅하우스도 아직 실제 건설 경험은 없지만 AP1000이라는 3세대 원자로의 설계를 완료했다.

안전성이 한층 강화된 원자로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아랍 국가들도 앞을 다투어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알제리는 4일 프랑스와 핵에너지 분야의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알제리는 6월 미국과도 비슷한 협정을 체결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면서 세계 8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알제리는 석유자원 고갈에 대비해 향후 10년 이내에 원전 1기를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비아와 모로코는 7월과 9월 각각 프랑스와 핵 협력 협정을 맺었다.

이집트는 10월 석유와 천연가스를 보존하기 위해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집트의 핵 프로그램은 당초 1970년대부터 추진됐으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충격으로 1986년에 중단됐다가 20여 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예멘도 9월 미국과 10년 안에 민수용 원전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요르단도 올 초 2015년까지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터키는 9일 첫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켜 2012년까지 원자력발전소 3기를 건설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터키도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2000년 7월부터 추진된 바 있으나 재정난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환경운동의 영향력이 큰 선진국도 변화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수명이 다해 가는 원자로를 대체하기 위해 6∼10기의 신규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노후한 원자로 19개를 20년 안에 차례로 폐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영국은 지난 30년간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았다.

미국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 주 스리마일 섬 원전 방사능 누출사고 이후 본토에 원자로를 짓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국제사회의 압력에 순응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나서게 된다면 ‘아톰 러시’의 최대 참여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은 현재 17개인 원자로가 수명이 다하는 대로 폐쇄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원자력발전소가 59개인 프랑스의 2배나 되기 때문에 원전 폐지 정책을 언제까지 고수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프랑스 주간 르푸앵은 2020년까지 약 100기의 원자로가 새로 건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세계에는 약 450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