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해빙 넘어 ‘밀월무드’로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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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이 처음으로 고위급 경제대화를 시작했다. 중국의 고위급 경제대화는 미국에 이어 일본이 2번째다. 중국은 내년 3월에는 유럽과도 고위급 경제대화를 한다.

최근 중-일 양국의 관계는 경제는 물론 정치, 군사 분야까지 앙숙이던 지금까지와 달리 해빙을 넘어 점차 밀월관계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양국은 1일 베이징(北京)에서 쩡페이옌(曾培炎) 중국 부총리 및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일본 외상과 양국의 6개 경제 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과 상호 협조 속 발전’이라는 주제로 고위급 경제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식품 안전과 환경 보호를 위해 양국이 경제적 유대를 더욱 강화하고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 문제를 연말에 예정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방중 이전에 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쩡 부총리는 이날 “중국의 발전은 일본에 위협이 아니라 기회이며 일본의 발전 역시 중국에 유리하다. 상호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의 방식과 수준을 높이자”면서 강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에너지 및 환경보호, 무역투자, 양국 기업, 국제경제 문제 등 4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일본 측에 제안하며 일본이 중국에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고무라 외상은 “양국 경제관계는 상호 의존성이 크다”며 “양측이 모두 ‘이기는’ 방향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맞장구를 쳤다.

일본 측 대표단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2일 대표단을 면담한 데 이어 3일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면담하기로 한 데 대해 ‘이례적인 환대’라며 중국의 대일 관계 개선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중국이 최근 영토 및 유전 개발, 역사 문제 등 난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일본에 ‘구애’의 몸짓을 나타내는 것은 후 주석이 내세운 ‘과학 발전관’을 달성하기 위해 일본의 수준 높은 기술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1달러당 소모 에너지가 중국의 8.7%에 불과한 일본의 에너지 절약 기술은 중국이 특히 탐내는 분야로 꼽힌다. 일본 역시 ‘아시아 중시 외교’를 주창해 온 후쿠다 총리 취임 이후 급속히 진전되는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을 정부가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서 지난달 28일엔 중국의 군함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입항했고 내년 4월엔 후 주석의 첫 방일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력 팽창 등 새로운 불씨가 나타나고 있어 ‘중-일 밀월’이 오래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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