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공개 광풍, 세계를 삼키다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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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IPO 열풍이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증시 활황에 따른 것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여파로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신용경색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 증시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증시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거품 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 중국 IPO 열기, 세계를 달구다

지난달 말 홍콩 증시에서 15억 달러를 공모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닷컴에는 2300억 달러의 자금이 몰려 홍콩 증시 IPO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는 5일부터 시작된 상하이 증시 거래로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에 올랐다.

아시아 최대의 철로 건설업체인 중국 중톄(中鐵)도 5일 중국 상하이 A증시(내국인만 주식 구입 가능) 상장을 위한 IPO 절차에 돌입했으며 20억 달러를 모을 계획이다.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도 A증시에서 9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계획하는 등 중국 조선업체들도 본토 및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IPO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증시로만 눈을 돌렸던 중국 기업들이 중국의 경제성장과 본토의 증시 열기를 바탕으로 국내로 회귀하면서 중국 본토 증시가 세계 IPO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 본토 증시의 올해 신규 상장액은 5일 현재 610억 달러로 미국(510억 달러), 영국(430억 달러)을 크게 앞질렀다.

중국 1위 석탄업체 선화(神華)에너지는 지난달 9월 상하이 증시에서 IPO로 88억 달러를 모금했다. 중국건설은행(77억 달러), 중신(中信)은행(54억 달러), 핑안(平安)보험(52억 달러), 교통(交通)은행(33억7000만 달러), 흥업(興業)은행(21억2000만 달러) 등도 본토 증시를 통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끌어 모았다.

○ 본토로 회귀하는 중국 기업들

중국 기업들이 본토 증시로 몰리는 것은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투자금 모금이 쉬워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본토 증시 육성방침도 한몫을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중국 기업이 홍콩에 상장하려면 적어도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공모하거나 중국 본토 증시에 동시 상장하도록 하는 방침을 비공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중국 당국이 국영기업의 경우 국내외 동시 상장을 금지하고 국내 증시에 우선 상장토록 하는 원칙을 세웠으며 홍콩과 상하이에 모두 상장되더라도 전체 유통 주식의 60∼70%가 중국 내에서 거래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도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따라 본토 상장으로 훨씬 수월하게 자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본토로 몰려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KCIF) 이치훈 박사는 “과거에는 중국 기업들이 선진화된 기업이미지를 위해 홍콩 증시 상장을 선호했지만 중국 내부의 경제성장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 증시 거품 우려

중국 증시는 지난 한 해에만 전년 대비 주가가 130% 올랐으며 올해도 최근까지 110%가 올랐다. 일부 기업의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은 60을 웃돌아 중국 평균 25보다 훨씬 높다. 이 같은 증시 활황에 ‘거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차이나 데일리는 5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중국 정부는 주식 시장의 거품을 제거하고 시장이 요동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원 총리는 “주식 시장의 거품을 막아 건강하고 투명한 주식 시장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해 증시 과열에 더욱 적극적인 정책이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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