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현대미술, 10년뒤에도 웃을까

  • 입력 2007년 10월 22일 03시 05분


코멘트
중국 현대미술 애호가와 컬렉터들의 시선이 26일 서울의 D옥션 경매에 쏠리고 있다. 주요 대상은 중국 최고 인기 작가인 웨민쥔(岳敏君) 씨의 그림 ‘왕관’. 예상가 12억∼13억 원에 낙찰된다면 중국 현대미술품의 국내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게 된다. 세계 경매시장에서의 중국 현대미술 최고가는 이달 중순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에서 590만 달러에 팔린 웨 씨의 ‘처형’.

세계 미술시장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중국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러한 열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중국 현대미술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의 ‘부유(浮遊)-중국 미술의 새로운 흐름’(28일까지·02-2188-6000),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갤러리의 개관 기념전 ‘중국 현대 작가전-CHINA BIG BOY’(12월 2일까지·02-708-5050), 서울 강남구 신사동 어반아트의 블루칩 신예 작가 인쥔(尹俊) 씨 개인전(11월 10일까지·02-511-2931),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미술관의 30대 작가 펑제(馮傑) 씨 개인전(29일까지·02-741-2296), 서울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의 ‘아시아 현대미술 프로젝트-City net Asia 2007’에 선보이는 젊은 중국 작가 작품 20여 점(11월 11일까지·02-2124-8800) 등. 전시의 열기가 작품 구매로 이어지면서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특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아방가르드 1세대 웨민쥔, 장샤오강(張曉剛) 씨의 작품가는 만만치 않다. 이들 작품은 2, 3년 전에 비해 3, 4배 올랐고 외국 경매에선 10억 원 선에 거래된다.

국내의 경우 장샤오강 씨의 ‘기억상실증과 기억’이 9월 D옥션 경매에서 4억2000만 원에, 웨민쥔 씨의 ‘무제’가 9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4억5000만 원에 팔렸다. 26일 경매에서 웨 씨의 ‘왕관’이 과연 10억 원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 작품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변 D옥션의 갤러리 엠포리아(02-3443-5555)에서 전시 중이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상승세다. 대표 주자는 30대 초반의 인쥔 씨. 그의 작품 ‘울음’ 두 점은 9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각각 3300만 원, 3500만 원에 낙찰됐다. 어반아트에 전시 중인 그의 작품 20여 점은 개막 전에 이미 매진됐을 정도.

중국 경제의 급성장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에 힘입어 중국 현대미술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눈여겨볼 것을 권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작가의 독창성과 창의성. 어반아트의 박명숙 대표는 “인쥔 씨는 제도권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해 개성을 살린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묻지마 구입’, 과도한 단기 매매에 집착한다면 낭패 보기 십상이라는 우려도 있다. 불과 2, 3년 뒤가 아니라 10, 20년 뒤에도 되팔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구입하라는 말이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지금의 작품 가격이나 인기는 이 시대 시장에서의 평가일 뿐 미술사적인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훗날에도 계속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신중히 검토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윤수 북촌미술관장은 “5년, 10년 세월은 흐르는데도 작품은 판에 박힌 듯 너무 똑같은 것만 양산하는 중국 작가들의 작품은 훗날 되파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일부 화가의 작품은 제자가 그린다는 소문도 있으니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중국 미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 수 있는 전문 비평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중국 미술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소개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세계적 중국 미술 사이트와 연계하는 등 확실한 정보를 실시간 국내 시장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