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獨 게르하르트 에르틀

  • 입력 2007년 10월 11일 03시 03분


코멘트
금속 표면의 화학반응 원리 규명

오존층 보존책 개발 등 응용 가능

올해 노벨화학상은 표면화학 연구의 기초를 정립한 독일 화학자 게르하르트 에르틀(71·사진) 박사에게 돌아갔다.

스웨덴왕립과학원은 10일 오후 6시 45분(한국 시간) “금속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처음 규명한 독일 막스플랑크 프리츠하버 연구소의 에르틀 박사를 2007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에르틀 박사의 표면화학 연구 덕분에 인류는 수십 년 전부터 인공 화학비료 제조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등 산업계에서 쓰여 온 화학반응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1970년대 중반부터 산업계에서는 화학비료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질소와 수소, 철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합성하기 시작했다. 에르틀 박사는 진공 용기에 질소와 수소를 넣고 철 표면에서 반응시켜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처음 밝혀냈다.

그는 또 자동차 배기가스의 유해물질인 일산화탄소를 백금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화학반응의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에르틀 박사는 197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까지 철과 백금 표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발표했다. 그 전에는 정확한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채 화학산업에서 이 같은 반응을 이용해 왔다.

이화여대 화학과 김성진 교수는 “표면화학은 고효율 연료나 첨단 전자기기에 필요한 물질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며 “성층권에 있는 작은 얼음 덩어리의 표면에서 공기 중의 물질들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관찰하면 오존층 파괴에 대한 해결책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에르틀 박사는 수상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평생 받을 수 있는 생일선물 중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에르틀 박사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메달과 함께 1000만 크로나(약 14억 원)의 상금을 받는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