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프간 정상회담, 협상에 악재되나

  • 입력 2007년 8월 7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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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6일(한국시간) 열린 미국-아프가니스탄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탈레반을 "냉혹한 살인자"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와 관련해 탈레반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석방협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특히 탈레반 측이 이번 회담에서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교환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끔찍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어 향후 협상에서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제3국 간 정상회담인 만큼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 않은 채 이번 회담 결과가 이번 사태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며 대응방안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회담 결과가 당초 예상했던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한국인 인질들의 무사 석방을 촉구하면서도 `테러집단과의 협상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 온 양 정상의 입장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이번 회담에서 피랍사태를 풀 수 있는 뾰족한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회담과 무관하게 정부는 지금까지의 무사귀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의 한국인 피랍자 21명의 무사귀환을 위한 전략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추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직간접 접촉을 통해 탈레반이 요구하는 '인질-탈레반 죄수 맞교환'안이 한국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임을 강조하며 탈레반의 자세전환을 적극 유도하고 국제사회의 우호적 여론 조성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또 적신월사(赤新月社: 회교국의 적십자사) 등 국제적으로 명망 있으며 이슬람권에서 존중받는 비정부기구(NGO)의 중재와 안전보장을 전제로 한 대면접촉을 탈레반 측에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이 이번 미-아프간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여지도 있어 우려된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회담 직전 부시와 카르자이 간 정상회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 회담에서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교환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끔찍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탈레반 측도 미국과 아프간의 강경 대응을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구실삼아 그동안의 유화 제스처를 접고 강하게 나올 여지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어서 향후 협상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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