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역사교육…한 중 대만 일본 최신 동향

  • 입력 2007년 6월 8일 17시 16분


코멘트

▽한국, 수업 늘려 동아시아 역사도

동아시아에서 역사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곳이 한국이다. 일본과 중국 간의 빈번한 역사 문제를 계기로, 역사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지금까지 “지나치게 자국 중심이었다”라는 비판을 받아 왔던 한국사 교육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다.

지난 2월에 발표되어 2009년부터 순차적으로 실시되는 새 교육 과정에서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에게 필수였던 “국사”(한국사)는 “역사”로 명칭이 바뀌고, 독립된 과목이 된다. 각각 다른 교과서에 실려있던 한국사와 세계사의 내용이 통합된다. 교육인적자원부 소속으로, 신 과정 편성에 참가한 구난희 교육연구관은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분리된 지금까지의 상황이 비정상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선택 과목에 새롭게 “동아시아사”를 만드는 것도 획기적인 일이다. 구 교육연구관은 “동아시아 사람들이 긴밀한 교류 관계를 가지면서 공통의 문화유산을 이루어 왔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진행한 공통의 역사 교과서 만들기가 참고가 되었다.

한국 정부가 개혁에 착수한 것은 2005년이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문제뿐만이 아니라, 중국과도 고대 국가인 고구려에 관한 논쟁이 일어나, 자국의 역사 교육에 힘써야 할 필요를 느낀 것이 발단이다. 고등학교에서의 “역사”수업 시간은 “국사”보다 1 시간이 많은 주 3 시간이 된다.

2006년 9월, 한국 정부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 92%가 “일본, 중국의 역사 문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중•고등학교에서의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역사 교육의 강화는 국민의 공동체 의식을 높인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88%에 달했다.

역사 교육의 강화와 더불어 ‘국수주의의 극복’을 목표로 한 것은 “일본의 교과서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스스로의 역사 교육도 재검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구 교육연구관)라고 말한다. 하지만,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생각해야 할 문제로 어디까지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또한, “국사” 교과서는 정부가 저작권을 갖는 국정교과서 1 종류 밖에 없었다. 정부는 일련의 개혁과 아울러 검정화하는 안을 밝혔지만, “편향된 내용의 교과서가 나올 우려가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어, 최종적인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지금, 역사 교육의 개혁을 둘러싸고 민간 레벨에서도 여러가지 움직임이 있다. 근본적인 개혁을 주창하는 이는 이명희 공주대 부교수등의 그룹이다. 현 정권, 역사학 계의 강한 민족주의, 민중 중심 사관을 비판하며 새로운 교과서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부교수는 현 교과서의 문제점으로, 한국의 경제 발전에 대한 낮은 평가와 북한과의 강한 친근감을 들었다. “교과서는 특정한 가치관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 규명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시자와 다쓰히코, 사쿠라이 이즈미 吉沢龍彦、桜井泉)

::고구려를 둘러싼 역사 인식 문제::

고구려는 기원 전 1 세기부터 668년까지, 한반도에서부터 중국 동북 지방에 걸친 지역에 존재한 고대 국가이다. 중국 정부의 연구 기관이, 2002년부터 시작한 연구 프로젝트 “동북 공정”(東北工程)을 통해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 정권이라고 평가하는 움직임이 보도되자, 고구려를 조선 민족의 역사로 보고 있는 한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이 단독으로 고구려 유적을 세계 유산에 등록 신청한 일과, 조선 민족의 성지로 여겨지는 백두산(중국명, 장백산(長白山))의 관광 개발 등이 얽혀, 한중 간의 역사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글로벌리제이션으로 세계사를 충실히

중국에서는 2001년부터 대규모 교육 과정 개혁이 시작되어,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역사 교육도 그 일환으로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애국주의”의 강조는 변함 없지만, “입시 교육에서 자질 교육으로”라는 슬로건을 걸고,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글로벌리제이션의 물결에 대응하는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일찍이1종류의 국정교과서 밖에 없던 교과서는 검정제로 바뀌었고, 중학교용은 8 종류까지 증가했다. 교과서의 내용과 교수법을 정한 “교학 대강”은 “과정 표준”으로 바뀌었고, 학교나 지역의 실정에 맞추어 탄력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과정 표준 만들기에 참여한 연구자들의 소집역을 맡은 베이징사범대의 쥬한궈(朱漢国) 교수는 개혁의 배경에 대해 “중국의 입시 교육 폐해는 정말 심각하다. 이번 개혁은 이를 시정하는데 목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목적하에 지식 편중 교육에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교육으로 바뀌었다. 중국 역사 교과서(중학용)의 총 분량은 일본의 3배 이상이지만, 내용은 상당히 엄선되어 있다고 한다.

쥬 교수는 “인재의 자질 향상은 글로벌리제이션의 영향으로 세계 각국이 추진하고 있다. 역사 교육의 내용에 대해서는, 고등학교의 세계사를 상당히 충실히 엮었다”고 한다.

일본과 비교해 보면, 자국의 근・현대사를 자세히 가르치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 과정 표준에서는 그 목적을 “민족적 자존심과 자신감을 내세우고, 애국주의적 감정을 한층 강화하여, 중국 공산당 없이는 새로운 중국도 없다라는 도리를 알고, 중화민족 부흥을 위해 분투하는 신념을 확립한다”라고 쓰여져 있다.

중국의 역사 교육을 연구하는 게이오대학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