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듀크대 MBA과정 한국인등 아시아계 9명 부정행위로 퇴학

  • 입력 2007년 5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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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한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유학생 9명이 미국 명문대인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수강하던 중 부정행위로 퇴학 조치를 당했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은 MBA 1년차였다. 듀크대 MBA는 1년에 4차례에 걸쳐 각각 6주 일정의 강좌를 진행하며 부정행위는 3월 말인 3차 강좌 기간에 발생했다.

담당 교수가 강의를 듣는 410명을 대상으로 집에서 답안을 작성해 오는 시험 문제를 냈는데 이 중 일부 학생이 비슷한 답안을 제출한 것이 조사 계기가 됐다.

듀크대는 한 달여의 진상 조사 끝에 34명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퇴학 9명, 1년 정학 및 낙제 15명, 나머지는 낙제 처벌을 받았다. 퇴학 처벌을 받은 학생들은 항소를 했지만 기각되면 즉시 학생 비자를 취소당해 2주 내에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번 사건은 2005년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 등이 합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한 150명을 대상으로 입학 거부 조치를 취한 이래 미국 대학에서 발생한 최대 부정 사건으로 기록된다. 미국 지역 일간지들은 ‘명문 듀크대 아시아계 학생 집단징계 파문, 한인 유학생 등 9명 퇴학’ 등의 제목으로 이 사건을 보도했다.

문제는 퇴학 징계를 받은 9명이 모두 아시아계 학생이라는 점. 퇴학 징계를 받은 학생들의 변호를 맡은 로버트 엑스트랜드 변호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학생들이 징계에 맞서는 대신 순순히 잘못을 시인한 것은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고 말해 아시아 학생들만 퇴학 징계를 받은 배경에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아시아에서는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 사죄의 의미를 갖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이 같은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더 강력한 처벌의 근거로 쓰였다는 것.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윤리 책임자인 개리 콤스톡 교수는 “이번 사건 처리에서 공정함과 문화적 차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 “아시아 학생들은 미국 학생들이 받는 것과 같은 표절 방지 예방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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