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아난 日 “아기 울음소리 다시 늘었다”

  • 입력 200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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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못지않은 저(低)출산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진 일본도 최근 신생아가 다시 늘기 시작하면서 기대에 부풀어 있다.

2월 발표된 일본 후생노동성의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약 112만2000명. 전년보다 3만여 명이 늘어났다. 현지 언론들은 “신생아가 늘면서 출산율도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아기 울음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며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한국보다 훨씬 앞선 1990년대에 일찌감치 출산장려정책을 시작한 일본이 왜 최근에 와서야 출산율 반등이라는 효과를 보게 된 것일까.

이는 최근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하고 활력을 되찾은 일본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많다.

후생성도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고용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고용이 안정돼 안심하고 결혼, 출산을 하는 젊은 부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해외 사례를 봐도 한 나라의 경제 상황과 출산율이 밀접한 관계라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거꾸로 경제 위기나 그에 맞먹는 사회 불안이 있을 때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사례도 있다.

독일 통일 이전인 1980년대에 동독은 서독보다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노동력을 중시한 사회주의 정부가 출산장려정책을 활발히 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 직후인 1990, 91년 옛 동독지역 여성의 출산은 40%나 급감했다. 급격한 사회 변화에 따라 미래 소득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출산을 기피한 까닭이었다.

물론 경제 안정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유일한 해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각국의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라 저출산의 원인과 해법이 제각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30년 내에 최고 수준을 보인 프랑스의 지난해 합계출산율(2.0명)에는 각종 양육지원금과 과감한 출산장려정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스페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출산율(2004년 기준 1.32명)을 보이는 것은 지방자치권이 강해 국가적인 출산장려정책이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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