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10년전 ‘2차 엔高’ 때 日과 닮아”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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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은 21일 ‘엔고(高) 시대 일본의 대응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차 엔고(1990∼95년) 당시 일본 경제와 현재의 한국 경제는 10년의 시차가 있지만 여러 부분에서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전 2차 엔고 기간에 일본 경제는 세계 경제 둔화(1990∼95년 연평균 GDP 성장률 2.87%)와 신흥공업국(NIEs) 부상, 급격한 달러당 엔화 환율 하락(엔화가치 상승) 등의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자산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민간설비투자율 역시 3년(1992∼9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최근 환경도 10년 전 일본과 비슷하다고 이 보고서는 진단했다.

우선 미국주택경기 침체와 중국의 긴축 정책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릭스(BRICs) 등 후발개도국이 급성장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것도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신흥공업국이 일본을 맹추격했던 10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

우리나라도 2002년 시작된 달러 약세 기간의 원화가치 상승률이 주변 국가보다 높아 가격 경쟁력의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은 10년 전 일본과 비슷하지만 구조적으론 우리나라가 더 불리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외 의존도가 높고 대외 거래에서 원화 결제 비중이 훨씬 낮으며 주요 부품의 국산화가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것.

국제무역연구원 정미영 수석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본의 위기 극복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되 부품의 대외 의존도를 낮춰 비가격경쟁력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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