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학점 대통령’ 공통점은?…美誌 ‘최악 10인’ 선정

  • 입력 2007년 2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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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과 시대정신 부재, 실패한 인사.’

국가를 파국으로 몰고 간 ‘최악의 대통령’들의 공통점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최신호(26일자)에서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악의 대통령 10명을 선정했다.

‘대통령학’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역대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최악의 대통령’을 통해 다음에는 ‘이런 대통령을 뽑지 말자’는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잡지는 역사학자와 정치학자들을 대상으로 ‘최악의 대통령’을 묻는 지난 10년 동안의 설문조사 중 대표적인 다섯 가지를 골라 평균을 내는 방법으로 ‘역대 최악의 대통령’을 뽑았다.

남북전쟁을 초래한 제임스 뷰캐넌 전 대통령이 ‘최악의 대통령’에 선정됐으며 워런 하딩, 앤드루 존슨, 프랭클린 피어스 전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지도력의 부재, 독선과 아집, 친인척과 측근의 요직 중용,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인식의 부재 등 최악의 요소를 갖췄다.

▽독선과 아집, ‘나 홀로 대통령’=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에 오른 존슨(3위) 전 대통령은 상생의 정치를 무시하고 고집불통으로 타협을 거부했다. 결국 의회와의 불화로 탄핵 위기에 몰렸지만 가까스로 상원에서 부결됐다.

존 타일러(6위)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적대적인 의회와 맞붙어 싸웠다. 취임 5개월 후에는 한 명을 제외하고 내각도 모두 대통령의 곁을 떠났다. 소속 정당인 휘그당으로부터도 제명을 당해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졌다.

리처드 닉슨(공동 9위) 전 대통령은 중국과의 수교 등 외교정책에서는 수완을 발휘했으나 음모와 오만, 거짓으로 불명예에 올랐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불신을 낳았다.

▽시대정신의 부재=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 위기를 가져온 대통령들도 최악으로 꼽힌다. 뷰캐넌(1위) 전 대통령은 남북 분열의 위기에서 미숙한 대처로 미국을 남북전쟁으로 내몰았다.

피어스(4위) 전 대통령은 노예제 존속을 주장하는 노련한 정치가들에게 시종일관 끌려 다녔다. 밀러드 필모어(5위) 전 대통령도 1850년 ‘달아난 노예 소환법’을 적극 지지하는 등 미래를 예측하지 못했다.

허버트 후버(공동 9위) 전 대통령은 1920년대 후반 대공황의 위기가 임박한 상황에서도 경제적 낙관론만 주장하다가 결국 미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

▽‘친구들’ 중용, 실패한 인사=정치적 담합으로 대통령에 오른 워런 하딩(2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 주 친척과 포커 친구들을 장관직을 비롯한 요직에 앉혀 부정부패를 초래했다.

율리시스 그랜트(7위) 전 대통령도 자신의 군 시절 동료들, 고향 친구, 친인척들을 불러들여 보좌관이나 정부 공직에 들어앉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동료 당원을 비난해선 안 된다” 美대선 길 ‘레이건 誡命’ 무색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2월 초 뉴햄프셔 주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로널드 레이건의 11번째 계명(誡命)을 지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제11계’는 1982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일단 후보자가 정해지면 동료 당원을 비난하지 말자”며 만들어 낸 말. 구약성서에 나오는 모세의 ‘십계’와 관련지어 ‘그만큼 무겁게 받아들여 달라’는 뜻으로 ‘제11계’라고 이름 붙였다.

힐러리 의원은 그 자리에서 “미국의 미래와 정책만 얘기하겠다”고 약속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21일 뉴욕타임스가, 클린턴 부부를 지지했다가 버락 오바머 상원의원 지지자로 돌아선 할리우드의 거물 데이비드 게펜 씨의 발언을 전한 뒤 사정이 급변했다.

게펜 씨는 “힐러리처럼 찬반이 엇갈리는 인물은 미국 통합에 부적합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바머 의원을 위한 모금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힐러리 진영은 즉각 성명서를 통해 “오바머는 게펜과의 관계를 청산하라”고 요구했으나 오바머 측은 “재임 기간 중 게펜의 모금 지원을 받은 클린턴 부부가 이제 와서 왜 그를 비난하느냐”고 응수했다.

당내 경선이 1년이나 남았지만, 주도권 장악을 위한 당내 싸움은 공화당도 예외가 아니다. 유력 대선주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자신이 누구보다 이라크전쟁을 옹호했으면서도 전날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은 역사상 최악의 장관”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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