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제 7 키워드

  • 입력 2007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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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성장 동력 확충과 부동산발(發) 금융위기에 대한 철저한 대처. 새해를 맞아 주요 경제장관(한국은행 총재 포함)들이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신년사의 주요 내용은 이 두 가지로 압축된다.》

북핵은 현재진행형

지난해 10월 터진 북핵 문제는 ‘현재진행형’으로 새해에도 메가톤급 위력을 지닌 지정학적 변수로 꼽힌다.

한국 금융시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동요했지만 비교적 안정된 모습.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상반기(1∼6월) 6자회담이 결렬돼 다시 대화의 채널이 닫히고 제재 일변도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각 참여국가가 동상이몽(同牀異夢)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6자회담이 끝나고 유엔 차원에서 대북(對北)제재 수위를 높이는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에 대해 북한이 강경하게 맞불을 놓으면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올해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반전을 거듭하고 이럴 때마다 금융시장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이 몰고올 정쟁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사회 각 계층의 요구가 터져 나오고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 전체가 거센 정쟁(政爭)에 휩싸이면 경제주체들의 정상적인 경제행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문제처럼 민감한 분야에서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공약을 발표하면 그에 따라 시장이 들썩거릴 가능성이 있다. 또 표심(票心)을 잡기 위해 쏟아 내는 반(反)시장적 정책도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정책 당국자들이 정치적으로 불리한 사안은 차기 정권으로 넘기려 할 수도 있다.

북한 핵실험 이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정부의 재정지출이 늘면서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설익은 정책

‘부동산 광풍(狂風)’은 지난해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뉴스였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아파트 값이 30% 이상 급등했다. 설익은 처방도 남발됐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와 주택담보대출 제한 문제는 가닥이 잡혔지만 분양원가 공개나 ‘반값 아파트’ 문제는 여전히 말만 무성하다.

새해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이 위험 수위에 다다라 부동산 거품이 급속하게 빠지면 경제가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계발 금융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론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미국은 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벨기에, 뉴질랜드 등은 작년 4분기(10∼12월)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미국 경기 둔화 전망

미국 경제의 향방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경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올해는 미국 경기의 둔화를 점치는 전문가가 많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해 8월부터 4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한 것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미국의 지난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6%를 달성했으나 이후 3%대까지 계속 떨어졌다. 특히 주택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미국과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양국의 정치적인 변수가 걸림돌이 돼 예정된 시한에 타결될지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을 강조하는 민주당이 지난해 미국 의회를 장악했고, 한국은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FTA를 밀어붙일 동력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

달러화 약세는 새해에도 여전히 세계 경제의 화두다. 특히 한국의 수출기업에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은 초미의 관심사. 채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기 전망이 썩 밝지 않기 때문에 달러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미국 금리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해외 투자를 끌어들이게 되고 달러가치는 더욱 떨어지게 된다.

중국 위안화 절상도 한국에 미칠 영향이 큰 변수.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계속돼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수제작물 ‘UCC’ 인기몰이

지난해 인터넷 최고의 화두는 UCC였다. UCC는 넓은 범위에서 보면 사용자가 만들어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에 올리는 모든 게시물이 포함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사용자가 직접 만든 동영상 창작물을 의미한다.

포털사이트들은 동영상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UCC 관련 채널을 늘리는가 하면 UCC 전문 사이트들에도 방문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UCC는 사용자 중심인 웹2.0 시대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는 설립된 지 1년도 안 돼 16억5000만 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구글에 팔렸다. 특히 올해는 인터넷TV(IPTV)와 휴대인터넷(와이브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면서 UCC가 모바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 브릭스 뜬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이어 ‘포스트 브릭스’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수출 3000억 달러를 돌파한 한국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포스트 브릭스는 한국 경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포스트 브릭스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은 16개국에 이르지만 베트남 태국 터키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베트남은 ‘제2의 중국’으로 불리며 제조업의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력의 질이 우수하고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경제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는 유럽연합(EU)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태국은 국제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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