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해지기 전에 늙어간다…중국 1가구1자녀 ‘역풍’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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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급속한 고령화가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가로막는 ‘핵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자들은 선진국에 진입하기도 전에 고령화가 시작된 데다 속도가 너무 빨라 조만간 경제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런민(人民)일보와 신화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노인만 1억 명 넘어 세계 최고=1953년 중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621만 명으로 전체의 4.41%에 불과했다. 4∼5% 선을 유지하던 노인 인구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매년 200만 명씩 노인이 늘더니 2001년엔 7% 선을 넘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지난해엔 노인 인구가 세계 최초로 1억 명을 돌파했다.

고령화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져 2040년경에는 노인 인구가 3억 명을 넘으면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 아닌데 고령화=고령화는 어느 국가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다른 선진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000∼1만 달러일 때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데 비해 중국은 아직 가난한데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지난해 1인당 GDP는 1703달러였다. 중국 관계당국은 부유해지기도 전에 늙는 ‘웨이푸셴라오(未富先老)’ 현상이 일고 있다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인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고민이다. 양로보험의 혜택을 받는 노인은 전체의 20%를 겨우 넘는다. 의료보험 수혜자는 20%도 채 안 된다.

▽논란과 전망=일부 학자는 1가구 1자녀의 산아제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젊은이가 노인 4명을 부양하는 상황에서 고도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경제발전은 노동자 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 발전과 노동효율 증대에 있는 만큼 산아제한과 상관없다는 주장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즈신(朱之흠) 부주임은 “인구 구성은 경제 활력을 이끌어 내는 가장 큰 요소”라며 “중국은 인구를 무조건 억제하는 정책을 바꿔야 할 중대한 시기에 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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