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정보 규명 ‘代이은 노벨상’

  • 입력 2006년 10월 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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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화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미국 스탠퍼드대 로저 콘버그 교수(오른쪽)가 이 대학에 다니는 아들 가이 콘버그 씨를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1959년 노벨의학생리학상을 받은 콘버그 교수의 아버지 아서 콘버그 교수. AP 연합뉴스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미국 스탠퍼드대 로저 콘버그 교수(오른쪽)가 이 대학에 다니는 아들 가이 콘버그 씨를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1959년 노벨의학생리학상을 받은 콘버그 교수의 아버지 아서 콘버그 교수. AP 연합뉴스
미국 스탠퍼드대 로저 콘버그(59) 교수가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왕립과학원은 4일 오후 7시(한국 시간) “세포 내 유전자(DNA)에서 유전정보전달물질(RNA)로 유전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해 로저 콘버그 교수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로저 콘버그 교수의 아버지인 아서 콘버그 박사도 스탠퍼드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59년 DNA 사이에서 유전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의학생리학상을 수상했다. 당시 12세였던 로저 콘버그 교수는 아버지의 수상을 보고 유전자 연구를 결심했다고 한다.

결국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유전정보 전달 연구로 역대 6번째 ‘부자(父子)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이뤘다. 아서 콘버그 교수의 손자이자 로저 콘버그 교수의 아들인 가이 콘버그 씨도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이다.

현재 88세인 아서 콘버그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이 대학 생화학 연구자들의 정신적 지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버지 아서 콘버그 교수가 열정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인 데 반해 아들 로저 콘버그 교수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라고 한다. 성격은 판이하게 달랐지만 ‘피’는 속일 수 없었던 셈. 생명체는 DNA에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세포 안에 있는 RNA가 DNA의 유전정보를 복사해 세포 밖으로 전달하면 단백질이 생성된다. 단백질은 소화나 호흡 등 모든 생명현상을 조절한다. DNA에서 RNA로 유전정보가 복사되는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고 부른다.

전사는 DNA와 RNA에 다른 여러 가지 물질이 뒤엉켜 덩어리를 이룬 상태에서 일어난다. 로저 콘버그 교수는 효모 세포에서 전사가 일어나고 있는 덩어리를 얼려 분리해 낸 다음 X선을 쪼여 사진을 찍었다.

컴퓨터로 덩어리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여러 물질이 각각 어느 위치에 붙어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1992∼1994년 로저 콘버그 교수의 실험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한 연세대 생화학과 김영준 교수는 “로저 콘버그 교수는 암 심장병 염증 등 전사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각종 질병을 연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노벨상 부자(父子) 수상자들
아버지아들
윌리엄 헨리 브래그, 1915년 물리학상윌리엄 로런스 브래그, 1915년 물리학상
조지프 톰슨, 1906년 물리학상조지 톰슨, 1937년 물리학상
닐스 보어, 1922년 물리학상오게 보어, 1975년 물리학상
칼 시그반, 1924년 물리학상카이 시그반, 1981년 물리학상
한스 폰 오일러켈핀, 1929년 화학상울프 폰 오일러, 1970년 의학생리학상
아서 콘버그, 1959년 의학생리학상로저 콘버그, 2006년 화학상
윌리엄 헨리 브래그와 윌리엄 로런스 브래그 부자는 같은 해에 공동 수상.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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