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美 매더-스무트 공동수상…빅뱅우주론 뒷받침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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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존 매더(60) 박사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조지 스무트(61)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왕립과학원은 3일 오후 7시(한국 시간) “‘우주배경복사’를 증명한 업적을 인정해 매더 박사와 스무트 교수를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인공위성 ‘코베(COBE)’의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처음으로 우주의 온도를 정확히 측정했으며 우주의 생성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1940년대까지 천체물리학자들은 우주의 생성과정을 놓고 빅뱅우주론자와 정상우주론자로 나뉘어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빅뱅우주론은 우주가 아주 작은 하나의 점에서 팽창돼 만들어졌다는 이론이다.

이에 반해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정상우주론자들은 우주가 원래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다고 주장했다.

1960년대 미국 벨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우주배경복사를 처음 발견하면서 빅뱅우주론이 급격히 우세해졌다.

빅뱅우주론에 따르면 우주가 시작된 작은 점의 온도는 매우 뜨거웠다. 이 점이 계속 팽창하면서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해 약 3000도에 도달했을 때부터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의 우주공간은 바로 이 빛으로 가득 차 있다.

과학자들은 이 빛을 우주배경복사라고 부른다. 우주배경복사는 우주 생성 초기 단계의 흔적인 셈이다. 과학자들은 우주배경복사를 파동(마이크로파) 형태로 관찰할 수 있다.

1989년 NASA에서는 마이크로파의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코베 위성을 발사했다. 이 실험의 총괄 책임자가 바로 매더 박사.

연구팀은 코베의 데이터를 통해 마이크로파가 절대온도로 2.7도(섭씨 영하 270.4도)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빅뱅우주론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를 얻은 것이다.

스무트 교수는 여러 온도 데이터에 10만분의 1도씩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화여대 박일흥(물리학) 교수는 “이 미세한 온도 차 때문에 우주 곳곳에 에너지가 달라져 은하와 별 등이 생성되고 현재의 우주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라면서 “한국도 코베처럼 과학 실험을 목적으로 하는 위성을 여러 대 확보하면 이번처럼 중요한 기초과학 연구결과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더 박사는 미국 스워스모어대 물리학과를 수석졸업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워스모어대 출신 우등생 모임인 ‘파이 베타 카파’ 회원이다.

수학자인 아버지와 과학 교사인 어머니에게서 과학적 재능을 물려받은 스무트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땄다. 수상자들은 총상금 1000만 크로나(약 13억 원)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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