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스인훙]中외교 ‘경제’로 달린다

  • 입력 2006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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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국의 외교정책을 말할 때 반드시 강조해야 하는 것은 바로 중국 외교정책의 기본목표가 분명히 ‘경제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간단히 말해 중국 외교정책이 ‘중국의 경제안전’을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중국의 대외전략이나 전통적인 전략적 국가안전이라는 목표 안에는 분명한 경제적 동기가 들어 있다. 개혁개방 이후 많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외쳤듯이 중국 외교정책의 근본적 동기는 중국경제가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평화로운 국제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즉, 중국의 외교정책에는 외국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고 원료와 에너지를 수입하며 중국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등 경제적 요인이 함축돼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갈수록 ‘세계체제’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의 위상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이 바로 ‘(세계)체제 밖의 국가’에서 ‘(세계)체제 내의 국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또 현재의 세계질서를 강렬히 반대하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국가로, 나아가 현 국제질서를 옹호하고 지키는 국가로 바뀌고 있다.

비록 국제사회가 이상적이거나 공정하고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중국의 대외정책은 이처럼 매우 분명하다.

어느 미국 학자가 말했듯 개혁개방 이래 중국사회의 큰 변화는 중국외교의 ‘새 시대’를 불러왔다. 중국은 사회와 경제발전을 위해 평화스러운 국제환경을 필요로 한다. 이는 중국이 미국에 협조하는 외교정책을 사용하도록 만들고 있다. 현 세계체제는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중국은 이 체제 안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

1997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맺은 이후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끊임없는 기복이 있었지만 두 나라는 ‘대국 외교’의 길을 걸어 왔다. 중국은 일찍이 대국관계를 잘 처리하는 것을 외교정책의 제1과제로 생각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대국 외교가 이뤄졌다.

중국의 대국 외교와 세계체제 편입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이 미국과 외교관계를 잘 이끌어 가는 것은 중국이 선진국 또는 세계 1위의 경제대국과 관계를 잘 발전시켜 나간다는 뜻이다. 중국의 대유럽 외교는 더욱더 경제우선의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대국 외교라는 배경 아래 갈수록 빠르게 국제경제 질서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는 정치와 전략적인 면에서 일종의 과잉 효과를 일으키며 중국으로 하여금 종종 각종 국제안전 및 국제정치 체제에 참여하도록 만든다.

중국이 갈수록 세계체제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중국과 외국의 상호의존성이 증대한다. 중국의 대외의존성은 중국 대외정책목표와 행동방식을 크게 제약한다.

이는 중국이 경제안전을 고려해 신중하고 온화한 외교정책을 쓰도록 만들고 있다. 대미 외교에서 줄기차게 나오는 표현이 바로 이것이다. 이 점은 동남아나 한국, 때때로 일본에 대한 외교정책의 목표와 행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의 이런 외교정책에 대한 과도한 평가와 단순화는 종종 서방국가 분석가들로 하여금 과도하게 낙관적인 예측을 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과도한 단순화는 금물이지만 분명한 건 중국경제의 대외의존성이 대외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또 중국경제의 이런 대외의존성이 중국이 비교적 강경 입장을 갖고 있는 대만이나 인권, 군축, 핵 확산 금지 등의 영역과 중국의 전체적인 대외 자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합당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다.

스인훙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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