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수 ‘어우야담’ 최초 번역…“한국 이해의 중요한 자료”

  • 입력 2006년 8월 31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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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신문(京都新聞)은 30일 도산학원(桃山學院) 우메야마(梅山, 비교문학) 교수가 일본 최초로 조선시대 대표 설화집인 ‘어우야담(於于野譚)’을 번역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어우야담’은 일본에서 방영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장금의 맹세’(한국名 ‘대장금’)와 거의 동시대인 16세기를 무대로, 주인공의 인생을 농락한 정쟁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출병으로 황폐화된 사회 속에서 유교의 인생관에 따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메야마 교수는 “조선왕조기 문학의 밑바탕에는 한(恨)의 감정과 분노나 비애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부조리에 대해 감정을 과격하게 표출하는 삶의 방식이 그려져 있다”고 말했다.

‘어우야담’은 관청의 장관직 등을 역임한 유몽인(柳夢寅, 1559~1623년)이 만년에 한문으로 편찬한 것으로 우메야마 교수는 전 522화 중 230화를 초역(抄譯)했다.

‘어우야담’은 히데요시의 출병으로 발발한 임진왜란 때 일본의 무사를 만난 작자의 형이 모친을 지키려다 장렬하게 죽음을 맞은 이야기, 주인을 죽인 적에게 복수를 한 후 죽음을 맞은 하인 이야기, 정쟁으로 투옥된 관료를 애석해 하는 이야기 등 효행이나 충의가 주된 테마다.

드라마 ‘장금의 맹세’에서는 정쟁(己卯士禍, 1519년)의 광풍이 몰아치자 주인공 장금이 한때 궁정을 떠나게 되는 내용이 나오는데, 어우야담에서도 당시 정관계에 큰 파문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우메야마 교수는 “당시 조선은 히데요시의 출병이나 정쟁으로 종래의 가치관에 대한 회의가 심각했다. 설화가 씌어진 배경에는 조선사회를 재발견하자는 동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우야담은) 현재의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도 된다”고 주장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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