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펜실베이니아주립大‘최정윤 우수강사상’ 제정 시상

  • 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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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박사 과정 중 교통사고로 숨진 한국 유학생의 이름을 딴 제1회 ‘최정윤 우수강사상’의 수상자인 메건 샌더스 씨(오른쪽)와 지도교수인 제니 린 홀 교수. 사진 제공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박사 과정 중 교통사고로 숨진 한국 유학생의 이름을 딴 제1회 ‘최정윤 우수강사상’의 수상자인 메건 샌더스 씨(오른쪽)와 지도교수인 제니 린 홀 교수. 사진 제공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성실함과 해박한 지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무엇보다 애정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했습니다. 그는 불의의 사고로 떠났지만 강사로선 모범 그 자체였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존 니콜 부학장은 이같이 말하며 “최정윤상의 첫 번째 수상자는 메건 샌더스 씨”라고 발표했다.

4월 1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선 제1회 ‘최정윤 우수강사상(Djung Yune Tchoi Graduate Teaching Award)’ 시상식이 열렸다. 이 상은 지난해 3월 5일 교통사고로 숨진 한국 유학생 최정윤(사고 당시 35세) 씨를 기리기 위한 것.

이 대학 커뮤니케이션학부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던 최 씨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덴빌 시 인근 고속도로에서 후배 유학생들과 뉴욕으로 여행을 가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본보 2005년 3월 9일자 A10면 참조

최 씨는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01년 펜실베이니아주립대로 유학을 떠나 이 해에 박사 학위 논문을 끝내고 졸업할 예정이었다.

그는 2004년부터 강사로서 학부생들을 가르치며 강의 평가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어 우수강의상을 받았다. 그는 가족과 전화 통화에서 “비스킷 두 통을 사서 밤을 새우며 강의 준비를 하다 보면 한 시간밖에 자지 못할 때가 많다”고 말할 정도로 철저하게 강의를 준비했다.

니콜 부학장은 최 씨에 대해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훌륭한 인재”라며 “학자로서, 교수로서 발전 가능성이 컸다”고 말했다.

최 씨의 사고 소식에 커뮤니케이션학부 전체가 슬픔에 빠졌다. 학부생들은 추모식에서 “그처럼 열심인 강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하늘이 준 조교’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는 전체 교수회의를 거쳐 대학원생 가운데 우수한 강의를 하는 이들에게 주는 상의 이름을 ‘최정윤상’으로 바꾸기로 했다.

최 씨의 지도교수였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최선열 교수는 “최 씨는 지금까지 가르친 학생 중 최고였다”면서 “성실하고 리더십이 있어 인기가 많았는데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지난해 5월 장례식이 끝난 뒤 부의금을 이화여대에 기증해 ‘최정윤 장학금’을 만들었다. 최 씨의 선후배들은 글을 모아 올해 추모문집을 펴낼 예정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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