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빨리빨리 소년’ 중국인은 ‘만만디 노인’

  • 입력 2006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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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중국인은 굳셈과 부드러움, 진지함과 융통성, 조급함과 느긋함으로 대비되며 한마디로 소년과 노인에 비유될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 지한파(知韓派) 작가 장훙제(張宏杰)가 최근 런민(人民)일보 시사자매지 환추(環球)시보에 기고한 글에서 양국의 민족성을 비교분석해 한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는 굳셈과 부드러움. 중국은 국토가 넓고 기후변화가 커 환경에 적응하는 태도를 배운 반면 한반도는 면적이 협소하고 지리적으로 폐쇄돼 있어 굽힐 줄 모르는 강한 기질을 유지하게 됐다는 것.

그 결과 한민족은 수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주저하지 않고 항쟁을 선택하는 불굴의 정신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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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표적인 예로 수나라 양제가 서기 612년 13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치러 갔을 때 한민족이 끝까지 싸워 수나라 군대를 막아낸 사실을 들었다. 중국인의 사고방식으로는 머리를 조아리고 자신을 신하라 칭하는 쪽을 택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한국인을 휘거나 부러지지 않는 칼에 비유하면서 “굴복과 타협을 모르는 강인한 의식이 20세기 이후 빛을 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진지함과 융통성. 중국인은 임기응변에 강한 사람이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지만 한민족은 융화나 무원칙적인 타협을 절대로 하지 않는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유학을 쫓아 적극 입신(立身)했다가 좌절하면 불교나 도교로 숨어들었지만 한국에서는 유학을 받아들이면서 철저히 불교를 버렸으며, 조선시대에는 양자 간의 처절한 싸움이 전개됐다고 평가했다.

셋째는 조급함과 느긋함. 급하기로 소문난 한국인과 굼뜨기로 유명한 중국인의 차이는 역사적 경험과 지리적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게 그의 분석.

한국에서는 국왕의 명령이 다음 날이면 전국에 퍼지지만 중국에서는 반년이 걸려도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한국인은 인내심이 적고 과격한 반면 중국인은 급한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신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작가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민족성 차이를 한마디로 소년과 노인에 비유했다. 중국인은 역사적으로 많은 곡절을 겪으면서 생존의 지혜가 축적됐지만 예기(銳氣)는 꺾여 창의적으로 앞서 나가려 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인은 혈기방장하고 몸놀림이 민첩한 소년과 같아 위기가 닥치면 노인처럼 행동이 굼뜨지 않다는 것.

일례로 중국이 1840년 양무운동(洋務運動)으로 깨어날 때에도 한국은 계속 잠들어 있었다. 그러다 일본에 강제 합방된 한국은 급한 성미가 에너지가 돼 몇 십 년 만에 세계의 ‘경제거인’으로 거듭났다고 격찬했다.

‘한국 사람들은 밥을 빨리 먹습니다. 자동차 산업, 일본에서는 100년 걸렸던 일, 한국에서는 30년 만에 이뤘습니다’라는 광고 카피가 생각나는 분석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장훙제는:

올해 34세로 몽골족 중국인인 장훙제는 중국작가협회 회원으로 ‘중국인과 한국인의 국민성 비교연구’, ‘중국인은 한국인에 비해 무엇이 부족한가’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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