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군 만들기’ 가속도…한달새 20여개국 외교접촉

  • 입력 2006년 4월 2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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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가 봄철을 맞아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가 끝나는 3월 하순부터 시작돼 4월 말까지 계속되는 이른바 ‘봄맞이 외교(春季外交)’다.

올해의 봄맞이 외교는 아시아 유럽은 물론 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까지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주간지 랴오왕(瞭望)은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최고조에 이른 중국의 전방위 외교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틀에 한 번 정상급 회담=후 주석부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자칭린(賈慶林) 전국정치협상회의(政協) 주석이 방문했거나 앞으로 방문할 국가는 미국 등 12개국.

지난달 21일부터 최근까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5개국 정상급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했다. 이달 23일과 25일엔 시에라리온의 부총리와 핀란드 총리가 방문한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20개국 안팎이 중국 지도부와 정상급 회담을 가지는 셈이다.

▽중국 외교 왜 이리 바쁠까?=랴오왕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개혁개방한 지 20여 년 만에 세계가 주목할 만한 경제적 성취를 이룩했다. 국제적 지위도 크게 향상됐다.

이제 학자들은 세계 정치경제를 논할 때 ‘중국 인자(因子)’를 빼고 할 수가 없다. 분석은 크게 두 가지다. 중국의 발전을 자국에 도움이 되는 기회로 보는 것과 자국의 이익과 충돌하는 위기로 보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초보 샤오캉(小康)’ 단계에서 ‘전면 샤오캉’(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한 수준) 단계로 도약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세계 평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국 외교의 주 임무라는 게 랴오왕의 분석이다.

▽태평양 섬나라까지 찾는 이유는?=후 주석이 22일부터 방문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제1의 석유수출국이다. 원 총리가 방문한 호주는 자원대국이다.

천연가스와 석탄, 우라늄이 풍부하며 세계 제1의 광산자원 수출국이다. 원 총리는 방문기간에 2010년부터 매년 2만 t의 우라늄을 수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지리아 기니 등 아프리카 소국들은 중국의 전통적인 우호국가다. 중국은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회의에서 이들의 지지가 계속 필요하다.

피지 나우루 통가 등은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지만 군사 외교적으로 대만을 견제하는 데 필수적이다. 태평양 국가를 잡아야 유사시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견제할 수 있다.

원 총리는 피지에서 태평양 8개 섬나라에 3억75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대만과 수교 중인 6개국은 지원대상에서 빠졌다.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대만이 써먹은 ‘금전외교’를 중국이 하고 있는 셈이다.

랴오왕은 이런 외교를 통해 ‘통일의 대업(大業)’까지 이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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