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탐난다고…” 美하원, 구글-야후 등 검열협조 비난

  • 입력 2006년 2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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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당신들이 한 행위들은 용납할 수 없는 치욕이다. 당신네 경영진이 어떻게 밤에 잠을 잘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톰 랜토스(민주당) 미국 하원의원은 15일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글로벌 인권소위원회가 소집한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의 4대 인터넷 기업 책임자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크리스토퍼 스미스(공화당) 위원장은 이들 기업의 중국 내 활동을 “반대자들의 목소리를 제거한, 중국 정부에 대한 구역질 나는 협력”이라며 가세했다.

이날 의원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된 기업은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시스템스. 기업 책임자들은 의원들로부터 “중국 인터넷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의 인권 탄압을 지원했다”는 질책을 받았다.

이들 기업이 중국에서 무슨 일을 한 것일까.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은 1월 중국에서 검색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나 사이트가 검색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이 가능하도록 협조했다.

야후는 2004년 익명의 e메일 계정을 사용하던 중국 언론인 스타오(師濤) 씨의 신원 정보를 중국 당국에 제공해 스타오 씨가 징역 10년형을 받도록 했다. 야후는 2003년에는 인터넷에서 지방 관리들을 비판한 전직 공무원이 체포되는 과정에도 개입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봄 MSN 중국 포털 사업을 시작한 이후 중국 정부에 협조해 제목에 ‘인권’ 같은 단어가 들어가는 인터넷 사이트나 블로그를 만들지 못하도록 했다.

시스코 시스템스는 중국 정부가 인터넷 감시와 검열에 이용할 수 있는 장비를 판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스미스 위원장은 외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특정한 정치 종교적 단어들을 거르지 못하도록 하는 ‘글로벌 온라인 자유법안’을 곧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중국, 이란, 베트남 등을 인터넷 통제 국가로, 쿠바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12개국을 감시 대상국으로 규정하고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통제 국가에 검색엔진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도 담고 있다.

또 인터넷 기업들이 인터넷 통제 국가의 요청에 따라 검색엔진을 변경할 수 없다는 조항도 법안에 포함돼 있어 앞으로 중국 등 해당 국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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