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독일 클레멘트 前 장관의 개혁 이야기

  • 입력 2006년 2월 10일 0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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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정설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말 독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1.4%로 수정했고, 경제연구소들은 2%까지 내다본다. 2001년 이후 최고치다.

독일이 만성적 경기 침체와 고실업 상태에 빠졌던 것은 경쟁과 성장보다 형평과 분배, 복지와 노동권 보호에 치중한 탓이 컸다. 그런 정책으로는 독일병(病)을 고칠 수 없다고 뒤늦게 판단한 좌파 사회민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권은 2003년부터 경제 회생을 위한 ‘어젠다 2010 경제개혁’에 착수했다. 여기에 시장 원리를 존중하고 기업 친화적인 우파 기독민주연합의 앙겔라 메르켈 당수가 지난해 11월 좌우 대연정(大聯政)의 총리로 등장하면서 독일 경제의 회복 기미가 완연해진 것이다.

슈뢰더 정권 당시 경제노동부 장관(2002년 10월∼2005년 11월)으로 ‘어젠다 2010 경제개혁’을 적극 추진했던 볼프강 클레멘트 씨가 방한해 그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세미나에서 강연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독일이 꾀한 경제 개혁의 핵심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기업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요약했다. “그 결과 독일은 다시 능력 있는 국가로 자리 매김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독일 정부는 ‘어젠다 2010 경제개혁’을 통해 과도한 사회보장비용을 줄여 국민과 기업의 세금 부담도 덜어 주었다. 클레멘트 전 장관은 “독일은 현재 유럽연합(EU) 안에서 세율이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또 “메르켈 총리의 새 정부도 기업에 도움을 주는 대대적인 과세(課稅) 개혁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공공부문의 민영화(民營化)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은 장기간 저성장에 시달렸지만 경제 규모가 세계 3위다. 그런 독일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장 중심의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클레멘트 전 장관은 “점점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 상황에서 정지(停止) 상태는 후퇴를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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