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역대 총리들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흔들림 없이 정책을 집행해 비슷한 시기에 의원내각제가 출범했으면서도 잦은 불신임에 따른 정권 교체로 국민의 염증을 불러온 이탈리아와 비교된다. 독일 정치제도의 어떤 특징이 이와 같은 정치적 안정성을 가져왔을까.
▽강력한 총리 권한=독일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에는 내각에 대한 총리의 우위를 규정하고 있다. 쟁점 사안에 대해 각료 다수가 찬성하지 않더라도 총리가 단독 결정으로 정책을 집행할 수 있다.
▽건설적 불신임제=기본법은 의원 과반수의 지지를 받은 후임 총리가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 총리를 불신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 정치구도를 일단 와해한 뒤 각 정파가 합종연횡을 펼치는 ‘정략적 불신임’이 원천 봉쇄돼 있는 것. 바이마르공화국 시절 잦은 총리 불신임 끝에 히틀러의 집권을 불러온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장치다.
▽오랜 정당사=독일 사회민주당은 1875년 결성된 유럽 사회주의의 ‘원로 정당’이다. 기독민주연합도 19세기 말 독일제국의 성립 이후 정권을 담당해 온 기독교주의 중산층 정당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 계층과 이념에 따른 전통적 지지 정당이 명확하다.
독일 역대 총리 연정 형태 | |||
이름 | 재임 기간 | 소속 정당 | 연정 파트너 |
콘라트 아데나워 | 1949∼63년 | 기민련 | 자민당 등 3개 정당(1949∼53년)사민당, 자민당(1953∼57년)독일당(1957∼61년)자민당(1961∼63년) |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 1963∼66년 | 〃 | 자민당 |
쿠르트 게오르크 키징거 | 1966∼69년 | 〃 | 사민당 ※대연정 |
빌리 브란트 | 1969∼74년 | 사민당 | 자민당 |
헬무트 슈미트 | 1974∼82년 | 〃 | 자민당 |
헬무트 콜 | 1982∼98년 | 기민련 | 자민당 |
게르하르트 슈뢰더 | 1998년∼? | 사민당 | 녹색당 |
기사련(바이에른 주)은 1949년부터 기민련과 연합. |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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