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팀 “1990년후 지구 다시 밝아졌다”

  • 입력 2005년 5월 6일 18시 25분


코멘트
40여 년 동안 어두워져 가던 지구가 1990년대 이후 다시 밝아지고 있다. 태양빛이 예전보다 지면에 더 많이 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의 마틴 와일드 박사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6일자에 게재한 논문에서 관측을 시작한 1950년대 후반부터 1990년까지 지면에 도달하는 태양빛(태양복사량)이 10년마다 2∼3%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결국 1990년 지구는 1950년대 후반에 비해 전체적으로 10%가량 어두워졌다.

이는 급격한 산업화로 대기 중 오염물질이 증가하면서 태양빛의 대기권 통과율을 떨어뜨렸기 때문. 이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온실효과에 따른 지구온난화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이런 현상은 반전됐다.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빛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 유럽을 중심으로 서구의 대기오염 방지정책이 확대되면서 대기 중 오염물질(에어로졸)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은 1950년대보다 더 밝아졌으며 태양빛의 지표면 도착량이 1950년대의 3분의 2까지 내려갔던 홍콩에서도 어두워지는 추세는 멈췄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는 빨라지고 있다. 온실효과는 여전한데 태양빛이 더 많이 지표면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와일드 박사는 “온난화를 상쇄해 온 현상이 사라지면서 온실효과가 점점 분명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반대 의견도 있다. 미국 메릴랜드대 기상학과 리첼 핑커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증가한 태양빛이 수분의 증발량을 늘리면 구름이 많이 생긴다”며 “(구름이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온난화 속도는 오히려 더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