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부시에 맞서나…美-러 정상회담 불구 이란核 지원 강화

  • 입력 2005년 3월 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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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지난달 24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히려 더 악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회담 후 사흘 만에 러시아가 이란과 핵연료 공급 계약을 한 것이 갈등증폭의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고개 드는 ‘러시아 응징론’=28일 발표된 미국 국무부 연례 인권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러시아의 인권 상황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민주주의 후퇴를 거듭 지적한 것과 같은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크렘린의 권력 집중과 언론 탄압, 사법부와 의회의 무력화, 체첸에서의 인권 탄압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미국을 분노케 한 것은 러시아와 이란의 핵분야 협력이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란의 핵개발을 지원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올해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응징론을 폈다. 매케인 의원은 폭스TV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이 응석꾸러기처럼 버릇없이 군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상원의 린지 그레이엄(공화당), 제인 하먼(민주당) 의원도 이 같은 응징론에 가세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미국 정계에 확산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속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란의 핵개발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의 허술한 관리 때문에 핵물질이 테러집단이나 불량국가로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존 록펠러 미 상원정보위 부위원장은 물론 미 중앙정보국도 최근 내부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핵물질 관리 능력에 깊은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물러서지 않는 러시아=러시아는 미국이 대(對)중국 관계에서처럼 앞으로 대러 관계에서도 인권과 민주화 문제를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과의 핵분야 협력은 국익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며 양보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란과 핵연료 공급 협정을 맺고 귀국한 알렉산드르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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