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일 피해 난민 두고 발길 안떨어졌죠”

  • 입력 2005년 1월 19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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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해일로 피해를 본 스리랑카 함반토타 지역의 쿠다웰라 난민캠프에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봉사단이 개설한 임시진료소에서 이재민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늘어선 환자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함반토타(스리랑카)=신원건 기자
지진해일로 피해를 본 스리랑카 함반토타 지역의 쿠다웰라 난민캠프에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봉사단이 개설한 임시진료소에서 이재민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늘어선 환자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함반토타(스리랑카)=신원건 기자
“이번 의료봉사활동은 아주 작은 시작일 뿐입니다.”

스리랑카 지진해일 피해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친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의료봉사단이 19일 오전 귀국했다. 봉사단은 특히 인종분쟁과 도로유실로 인해 의료 식량 지원이 부족했던 동부해안지역에서 난민촌 이동진료를 실시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말 지진해일로 스리랑카에서는 수만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다. 감염내과 김우주(金宇柱) 교수 등 15명의 봉사단은 7일부터 17일까지 4000여 명의 이재민 환자를 진료하고 1600만 원 상당의 의약품을 전달했다.

당초 활동 예정기간은 1주일. 그러나 스리랑카 정부의 요청과 예상보다 심각한 현지 사정에 따라 닷새를 더 머물렀다. 연장활동기간에 머물렀던 바티칼로아 등 동부 해안지역은 남부보다 심각한 의료 식량난을 겪고 있었다. 이곳은 타밀 반군이 점령해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복구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 봉사단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스리랑카 정부의 경고를 무릅쓰고 이곳을 찾았다.

20여 시간의 강행군 끝에 도착한 비좁은 난민수용소에는 수많은 이재민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다. 위생상태가 불량해 감기와 영양실조로 수많은 사람이 매일 탈진해 쓰러지고 있었다. 천식,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악화돼 괴로워하는 환자도 많았다.

봉사단원들은 난민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스스로 일어나 진료소를 찾지 못할 정도로 맥이 풀린 환자를 일일이 찾아 체온을 확인하고 약을 처방했다. 하지만 응급조치 외에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한 상황에 봉사단들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무리한 진료를 강행하다 보니 봉사단 소속 의사와 간호사들이 탈수와 열사병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봉사단은 서로 링거주사를 놔주며 밤샘진료를 계속했다.

고려대의료원은 다음주 중 봉사단 해단식을 갖고 2차 지원단 파견 등 추후 지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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