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지진·해일]‘지진해일’ 화산-산사태로도 촉발

  • 입력 2004년 12월 27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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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쓰나미(tsunami·지진해일)’를 동반한 동남아 강진은 ‘지진의 얼굴’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했다.

이번 지진의 리히터 규모 9.0은 현실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강도로는 거의 최고에 근접한 것이다. 수소폭탄 270개, 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266만개의 위력에 해당한다.

미국 지진학자 찰스 리히터가 1935년 개발한 리히터 규모는 지진파의 최대 진폭을 크기에 따라 수치화한 것. 인간의 반응과 피해정도에 따라 크기를 측정하는 ‘진도’와는 다르다. 리히터 규모에서의 1의 차이는 지진 크기로는 10배 차에 해당한다. 동남아 강진이 현실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최대 규모를 기록한 탓인지 ‘후속 재난’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AFP 통신은 아프리카 북서부 카나리 제도에서 화산 폭발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해 미국의 북동부 해안까지 심각한 피해를 볼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쓰나미는 주로 해저 지진의 여파로 발생하지만 섬의 붕괴로도 생겨날 수 있다. 30년 전 하와이에서 있었던 산사태로 쓰나미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여러 차례 전례가 있었다.

과학자들은 특히 카나리 제도의 라 팔마 섬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7번 폭발한 이 섬의 쿰브레 비에야 화산이 다음 번 폭발할 때는 섬의 서부 측면이 크게 붕괴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

화산이 폭발하면 5000억t의 돌덩이가 물속으로 한꺼번에 잠기면서 100m 이상의 해일이 발생하고, 이 해일은 시속 800km로 8시간 만에 대서양을 건너 마이애미에서부터 뉴욕까지 미국 동부해안을 강타한다는 시나리오다. 과학자들은 이때 바닷물이 내륙 20km까지 침투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동남아 강진이 지난해 이란 남동부 유적도시 밤 시를 강타한 지진과 같은 날짜(12월 26일)에 발생한 점도 주목거리다. 이 때문에 지구 내부의 지각 운동이 주기적으로 격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박혜윤 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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