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국방장관 유임…부시2기 강경정책 지속

  • 입력 2004년 12월 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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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 인선의 최대 관심사였던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거취가 유임으로 결론 나면서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라인 구축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

백악관은 주말인 5일까지 유임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요 언론들은 4일 일제히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29일 부시 대통령과 럼즈펠드 장관의 백악관 단독 주례회동 때 유임 결정이 통보됐고, 럼즈펠드 장관이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유임은 당초 어렵지 않게 예상됐다. 실제로 그는 유임을 예상한 듯 부시 대통령 재선 직후부터 정력적인 해외순방 일정을 소화해 왔다.

더구나 그의 중도하차는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을 부시 행정부가 스스로 접는다는 쪽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만큼 ‘럼즈펠드=이라크전쟁’라는 공식이 자리 잡고 있다.

또 럼즈펠드 장관은 전 세계에 주둔한 미군을 빠르고 가벼운 군대로 탈바꿈시키는 해외주둔미군 재배치계획(GPR)을 주도해 왔다.

냉전시대 주적이었던 옛 소련에 이어 테러가 새로운 적으로 등장한 안보환경에 맞춘 군 개편은 부시 행정부 주요 공약의 하나였고 현재 절반쯤 진행된 상태다.

그의 사임을 점친 전문가도 없지는 않았다. 이라크전쟁을 성급히 시작하면 사담 후세인 제거 후 혼란을 잠재우기 힘들다는 국무부의 지적을 귀담아 듣지 않았고, 이라크 내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에서 벌어진 포로학대 사건은 그의 유임에 악재로 작용하는 듯했다.

이런 요인들을 감안할 때 그의 유임은 부시 대통령이 ‘새 출발’보다는 정책의 계속성을 중요시했다는 분석에 무게를 두게 한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은 재선을 1기 외교정책에 대한 승인으로 해석하고, 테러와의 강경한 전쟁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희망한 폴 울포위츠 국방 부장관의 장관 승진이 무산됨으로써 초강경으로 흐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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